에스크로 - 숨겨진 모기지
2007-11-08 (목)
한국의 생활과 이곳의 이민 생활을 비교할 때마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부분은 역시 주택에 대한 모기지 페이먼트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된다.
다른 말로 그저 생활비만 드는 고향 사람들의 생활과 평생 가까운 세월, 내 집에 대한 페이먼트를 내야하는 생활은 가끔 상대적인 빈곤감을 뼈저리게 느끼게 만든다.
그래도 모기지덕분에 크레딧이 오르막 내리막하고, 크게 저금하며 살 수 없어도 은퇴할만한? 나이가 되면 빚 없는 집하나 생기는 것이 그 매력이기도 하다.
어떤 형태로든 일정 금액을 다운 페이먼트를 하고 집값의 70~80%이상 혹은 그 이상을 은행으로 부터 빌려서 15년, 25년 아니면 30년 동안 약속된 이자를 적용하여 갚아 나가는 것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모기지이지만 종종 일반인들의 오해로 에스크로 진행 중이거나 클로징이 지난 후에 문제를 제기하는 손님과 융자 에이전트사이에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다.
“설명을 제대로 해주지 않은 거 아닙니까?” “이해를 못하고 넘어가서…” 또는 “그냥 시키는 대로 사인만 해서…”?
페이먼트 때문에 속이 상하는 판에 분통을 터뜨릴 대상이 필요하다 보니 늘 애꿎은 에이전트가 샌드백이 되고 만다.
몇 달 혹은 수년전, 자신의 형편과 사정에 맞추어 가장 이상적이라고 판단되었던 프로그램으로 본인의 이해를 거쳐 두꺼운 융자 서류를 사인하였건만 기억하고 싶은 것은 빚보다 엄청나게 적었던 페이먼트 밖에 없다.
자초지종 왜 그렇게 페이먼트가 적은 것인지, 후에 원금에 대한 변화는 언제 생기며, 이자가 오르는 시기는 언제인가 하는 것 등에 대한 설명을 기억하는 손님이 너무도 적다는 것에 늘 놀란다.
전문 융자인들이 자신의 뜻대로 손님의 프로그램을 함부로 정하는 일은 절대 없으며 손님의 재정형편에 맞추어야만 에스크로가 종결될 수 있으므로 손님과 긴밀한 협의를 반드시 거치는 것이 당연하건만 이상하게도 이해하고 정작 융자 서류에 사인을 한 손님이 없다.
지난 주 월요일 아침부터 찾아오신 C선생님은 2년 전 새집을 구입하며 융자한 자신의 모기지 때문에 언성을 높이며 왔다. 미리 예약된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참지 못하고 프론트에서 셀폰으로 융자 에이전트와 “한 판 승부”를 벌이고 있었다.
그동안 열심히 페이먼트를 해왔건만 보람도 없이 모기지 원금이 엄청나게 불어있고 갑자기 은행에서 날아온 모기지 프로그램을 선택하라는 통지로 인해 주말 내내 잠 못 이루고 찾아온 모습이 무척이나 안쓰러워 보였다.
당연히 융자 사본을 해당 에스크로에서 받았을텐데 기억은 없고 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이해는 되지를 않으니 그저 관련된 모든 에이전트가 “한통속”일 수밖에 없다.
당시 C선생님은 한 2년 후 구입한 새집을 팔고 자녀들 분가 후 타운으로 이주하실 계획이었으므로 융자 에이전트는 상의 후 미니멈 페이먼트 모기지를 권유하였던 것이다.
네가티브 대출처럼 시세보다 현저하게 낮은 페이먼트를 하는 경우 손해볼 리 없는 은행에서는 그 차액을 원금에 붙이게 되어있다.
“나만의 선택된 특별한 모기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현 이자 시세가 6.5%인데 유독 내 융자 서류만 2%이라면 과연 은행은 무엇으로 장사를 할 것인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모기지 기간과 페이먼트를 신축성있게 자신의 형편에 맞추어 다양한 선택을 하도록 상품화되어 있는 것을 달리 착각해서는 안 된다.
이자 온리(이자 모기지)와 같은 프로그램도 집값이 상승세를 탔던 지난 수년 동안 인기 있었던 상품이다.
그러나 수백만달러의 “저택”을 구입하면서 이자만 내는 모기지를 선택하는 바이어를 보는 것은 그리 마음이 편치를 못하다.
부동산의 시장과 상관없이 자신의 형편과 처지에 맞는 모기지 상품을 충분히 이해하고 사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jae@primaescrow.com (213)365-8081
제이 권 <프리마 에스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