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관리 잘 하는 아버지
2007-10-29 (월) 12:00:00
표현 기술 체계적으로 배워야
필자의 칼럼 ‘장미와 청국장’ ‘자녀 기분, 부모 감정’ 등이 나간 다음 40, 50대 여러 아버지들로부터 전화와 이메일을 받았다.
“몰랐다.” “후회스럽다.” “가슴이 많이 아프다.” “아이들에게 큰 잘못을 했다.” 이런 말씀들을 해 오셨다. 인간에게 지혜와 젊음이 함께 주어지지 않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가 밖에 나가 자기주장이 분명하고 보무당당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기를 원한다.
그러나 필자가 만나는 보무당당한 자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한 부모의 역할이 항상 뒤에 있었음을 듣게 된다. 이런 학생들의 부모에 대한 이야기는 긍정적인 것들이다. 이민생활 속의 여러 가지 힘들고 부정적인 환경 속에서도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는 밝고 긍정적이고 상호 호혜적이었고 늘 대화가 존재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힘든 생활 속에서 자녀에게 긍정적으로 대할 수 있는 것은 부모의 타고난 성격보다는 긍정적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의 인식력과 부모 기술의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 증거로 부모기술, 대화기술을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연습하는 부모들의 자녀 교육방식에 중요한 변화가 나타나는 것과 자녀들의 향상된 자긍심의 변화를 들고는 한다. 부모기술 중에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분노의 감정을 잘 처리하는 것이 되겠다.
분노절제의 가장 기초는 자신의 감정행동에 대한 인식에서 시작된다. 자신의 감정행동에 대한 뚜렷한 인식이 생겨나지 않고는 이러한 감정행동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 행동에 대한 인식이 없으면 그것을 고쳐야 할 이유도 없기에 그렇다.
행동인식의 첫 단계는 자신의 감정행동에 대한 분석으로 시작하며 행동의 모습을 구체화, 문서화 한다. 아내가 가령 “왜 애한테 그렇게 버럭 소리 지르고 그래요?” 지적을 해온 적이 있다면 이 “버럭 소리 지르는” 행동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발생하는지 분석하여서 행동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 분노, 질타, 원망, 앙심, 조바심, 비관 등 부정적 사고행동을 모두 이렇게 분석하여서 모니터링을 통해서 통계자료를 만들도록 한다.
가령 자녀의 공부습관이 마음에 차지 않아서 버럭 소리를 지르거나 아니면 속으로 심한 불만이 생겨나서 나중에 그 분함을 식사시간에 자녀의 밥 먹는 모습을 탓하면서 엉뚱한 방식으로 풀었다면 이러한 행동이 일주일에 몇 번 발생하는지 발생 빈도를 측정한다.
그 다음에는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우선 위의 행동분석 및 모니터링으로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자녀에게 감정적인 언행을 하는지 파악이 이루어지고 나면 이러한 상황이 또 벌어지면 그때는 어떻게 하겠다는 시나리오를 작성하여서 연습을 해본다. 만약 아이가 컴퓨터에만 매달려 있는 것을 보았을 때 “당장 집어치우지 못해!” 버럭 소리치거나, “저 꼴 좀 안보고 살 수 없나?” 속으로 분을 삭이거나 한다면 새로운 대화법 “네가 컴퓨터에 매달려 있는 거 아빠 화나. 컴퓨터 지금 멈추고 숙제 끝낸 다음 아빠한테 검사받도록 해”로 대신하도록 한다. 그리고 이런 대화법을 숙지한다.
분노행동을 인식하는 모니터링과 자신의 감정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기술을 체계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연습하노라면 무절제하게 표출되는 분노 및 감정행동의 상당부분 절제가 가능해진다.
오랜 세월 우리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해 온 분노의 표출은 행동 모니터링과 표현기술 연습과 같은 조직적인 접근 없이는 관리가 매우 어려운 감정행동이다. 부모가 부모기술을 익혀서 생활에서 실천할 때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건강한 관계가 생겨나게 되고 자녀들은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과 친구들 앞에서 보무당당하게 행동한다.
리차드 손
<임상심리학박사·PsychSpecialists,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