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입양아 한국-캐나다 잇는 재원 ”

2007-10-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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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 입양아 모임 추진하는 김희수씨

지난 한인 장학의 밤에서 학생 대표로 답사를 했던 김희수 (영어명 Leah Buchholz.24.사진)씨에게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모든 행사가 끝난 후였다. “수여식이 끝난 후 식장 뒤편에 앉아 계시던 한 아저씨가 제게 오셨어요. 그 분은 자기를 6.25 직후 캐나다에 온 입양아 출신이라고 소개하며 제가 자랑스럽다고 하시더군요”
4살 때 독일계 캐나다인 가정에 입양된 김씨는 현재 캐나다에 있는 한인 입양인 모임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브리티쉬 컬럼비아대학(UBC) 대학원에서 언어병리학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학업과 인턴과정을 병행하기도 시간이 빠듯하지만 매일 같이 세계 각국에서 한인 입양아들이 보낸 격려의 이메일을 읽을 때면 더욱 힘이 솟는다.
70년대에서 80년대에 해외로 입양됐던 한인들이 최근 태어난 나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매년 여름 한국에서는 입양인 들의 다양한 모임이 열린다. 올 여름 입양인 모임에 처음 참가했던 김씨는 여러 나라에서 온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만날 수 있어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캐나다에는 한인 입양인 모임이 없어 다소 섭섭한 마음이 들어 모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행사에 참석한 대부분 나라에서는 한인 입양인들이 모임을 통헤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데 캐나다에는 아직 이런 모임이 없었어요. 이곳에 입양아들이 연락을 하여 만나게 되면 우리도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모임단체가 되리라 봅니다.”
한국 정부 추산으로 1967년에서 2005년까지 약 2,000명의 어린이가 캐나다로 입양됐지만 아직까지 이들을 위해 이렇다 할 단체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년는 이 행사를 통해 알게 된 토론토 입양 청년과 국내 입양인 모임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 큰 수확이었다.
현재 BC주 정부 관할 입양기관에서 자원봉사도 하고 있는 김씨는 자신의 경험상 해외 입양 자체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이미 입양된 아동에 대해서 성장 과정에 적절한 조언과 동기부여를 통해 양국에 필요한 인재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여름 한국을 방문해 21년 만에 친 부모와 상봉하고 자신의 본명과 출생증명서를 받아들고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김희수씨는 캐나다로 입양된 한인이라면 자신의 이메일 로 연락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광호기자

xx■한인 입양아 모임 추진하는

1면에 이어-- 김희수씨
한인 입양인 모임을 지원하는 숨은 공로자
총영사관 김종옥 영사, 장학재단 오유순 이사장

김희수씨는 지난 초여름, 주밴쿠버 한국총영사관을 찾았다. 한국에서 열리는 입양인 모임에 참석하고 싶었지만 학생 신분이라 형편이 넉넉지 않았던 탓이다. 사정을 들은 총영사관의 김종옥 영사는 수소문 끝에 한인장학재단 오유순 이사장에게 도움을 청했고 오 이사장은 이 같은 내용을 전해 듣고 흔쾌히 지원을 수락했다.
2단체의 지원으로 한국 방문이 성사된 김씨는 생애 가장 큰 선물을 받았다. 바로 본인의 친부모를 만난 것. 다행스럽게도 현재 부모님이 입양 당시의 기록을 꼼꼼히 보관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기록을 토대로 입양기관과 여러 차례 접촉을 거친 후에야 친부모의 연락처를 알 수 있었다. 첫 만남에서 자신의 얼굴이 아버지를 쏙 빼 닮아 반가웠다는 김씨는 힘든 살림에 7자매 중 막내로 태어나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했던 사연과 함께 자신의 출생증명서를 받아 들고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또한 자신이 입양되기 전까지 생활했던 고아원도 방문해 장난감을 선물하고 원생들과 만남도 가졌다.
김종옥 영사는“앞으로 한인 입양인의 모임이 주선되면 영사관에서도 적극 후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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