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육 칼럼-자신의 한계를 바라보면서

2007-10-08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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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때 그의 어머니는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얼마 후 머슴으로 팔려가는 아버지와 헤어져 고아가 되었다. 그 후 서울역 앞에서 다 헤어진 옷차림으로 구걸하며 길거리에서 먹고 자는 어린 거지소년이 되었다. 미군 부대에서 하우스보이를 하며 살다 어느 장교 가정에 입양되어 미국으로 건너와 18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처음으로 학교라는 곳에 다니게 되었다. 그 후 이를 악물고 지독한 노력으로 공부하여 대학 교수가 되었고 나중에는 워싱턴주 최초 동양계 상원의원이 되었다. 그는 바로 현재 워싱턴주 상원 부의장을 역임하고 있는 신호범 의원이다.
아버지는 소년이 열세 살 때 병으로 돌아가셨다. 2년 후에 그 소년은 축구를 하다가 공에 눈을 맞아 시력을 상실했다. 몇 달 후 다시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얼마 후 소녀가장 누나도 세상을 떠나고 남은 동생들마저 고아원으로 보내져 그 열여섯 살 맹인 소년은 가난한 고아가 되었다. 소년은 혼자 언덕에 올라 가족이 보고 싶어 울고, 춥고 배가 고파 울고, 사람들의 멸시와 천대에 울부짖었다. 하지만 그는 절망과 좌절의 늪을 헤쳐 대학을 나오고 한국 최초의 맹인 유학생으로 미국으로 건너와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그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 차관보가 되었다. 바로 강영우 박사의 이야기다.
그는 돈 한 푼 없이 유학길에 올랐다. 온갖 잡일과 궂은일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었다. 힘든 가운데에서도 웃음을 잃어버리지 않았고 늘 감사하고 남을 위해 봉사했다. 밤이 새도록 기다려 차지한 시장 한 귀퉁이에서 가지런히 접은 양말들을 널빤지 위에 차곡차곡 놓으며 손님을 기다렸다. 그 와중에도 그는 절대 책을 놓지 않았다. 비록 가난한 양말장수 유학생이었지만 언젠가는 빛바랜 양말이 그의 손에서 세계 경제가 되기를 꿈꾸었다. 포기하지 않은 그 가난한 유학생의 꿈은 끝내 이루어졌고 그는 세계 무역협회 수석 부의장이 되었다. 그는 2001년 9월11일 뉴욕의 세계 무역센터 빌딩이 무너져 내릴 때 살아남은 이휘돈 박사이다.
위에서 말한 세 분의 자랑스러운 한국인에게는 세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그들은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었더라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일반인의 생각을 초월한 시련을 겪으며 뼈저린 좌절감을 안고서도 묵묵히 버터 냈다. 둘째 그들은 모두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그들은 능력적 환경적 한계 앞에서 몇 번이고 좌절하고 울며 주저앉았을 것이다. 우리들의 생각보다 더 높은 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넘어져 있는 자신을 또 다시 일으켜 세웠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자리에 서 있게 되었다. 세 번째 공통점은 그들은 자신의 힘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자신들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매일 아침 눈뜨면 보이는 자신의 육체적 가정적 그리고 사회적 한계를 종교의 힘으로 뛰어넘었다. 수도 없이 많은 한계에 부딪혀서 이제는 그만 포기하고 싶어 하는 자기를 날마다 부인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랐다. 그들은 결코 인간적인 힘으로선 절대 할 수 없었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대부분의 우리들은 밤낮으로 각자의 한계를 느끼면서 산다. 인간적 육체적 능력에 있어 한계를 느끼기도 하고 처한 환경에서 벽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느끼는 한계치고 어느 것도 도로 가운데 새겨진 노란색 중앙선처럼 분명하게 그어진 한계는 없다. 어려움을 만나면 ‘역시 내 한계는 여기까지야’ ‘난 최선을 다 했어’ ‘그렇게 고생하며 살지 않아도 되는데’라는 말로 얼버무리고선 마음속에 노란색 한계선을 그어버린다. 그래야만 마음이 편안하다. 위의 세 사람은 누가 봐도 인간적 환경적 한계가 노란 중앙선만큼이나 분명한 사람들이었다. 자신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힘에 의지해 한계를 극복했다는 그들의 말에 큰 공감을 한다. 한계라는 것은 그 정의상으로 ‘자신의 힘으로 넘지 못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그 사람의 한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쩌면 그들은 그런 상황에 처하면 누구나 다 그어버리는 마음의 한계선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매일매일 지워나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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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권
(USC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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