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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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하게 남을 돕는 일

2007-10-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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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거두어들이는 계절이나 거둔 수확을 나누어주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런데 남을 돕는 일은 어려운 일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이는 남을 돕는 일과 현명한 처신에는 여러 가지 갈등 요인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극단적인 예가 아프가니스탄에 봉사와 선교생활을 하러 갔다가 납치되었던 경우일 것이다. 지도자와 동료가 죽음을 당하고 협박을 받으면서 이리저리 끌려 다닐 때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주님의 뜻을 따라 봉사를 통해 선교하는 일이 이렇게 어렵구나 생각도 했겠고, 충분히 탈레반의 위협을 생각지 않은 일을 후회도 했을 것이며 위험한 선교생활을 부추긴 교회 지도자들을 원망했었을 수도 있다. 또 “주님의 뜻대로 하소서” 생각하며 담담히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사람의 행실에 관한 주옥같은 명언을 모아놓은 명심보감을 보면 첫 번째 나오는 글이 공자의 말로 “착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복을 준다”는 글이다. 또 정기편을 보면 욕심을 작게 하고, 검소하고, 겸손하며, 너그러움과 부지런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그렇다면 남을 돕는 일과 현명한 처신을 어떻게 우리 일상생활에서 조화시켜야 되는가. 봉사를 하는 사람은 성취감도 느끼겠지만 그만큼 자기 생활을 희생하는 의미도 있다. 예를 들면 남을 돕는다는 일은 가족과 만끽할 수 있는 오붓함과 즐거움, 자기 사업 또는 취미생활에 쓰는 시간과 정성, 그리고 돈을 그만큼 희생하게 된다는 뜻도 된다. 이 때문에 어떤 가정에서는 화목함이 깨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가 사는 미국에는 남을 돕는 일을 장려하기 위해서 비영리단체에 세금 해택을 주는 연방세법 501(c)(3) 조항이 있다. 종교, 자선, 과학, 교육과 문화 분야에서 사회에 공헌하는 비영리 단체들에는 세금 면제의 혜택을 주고 있다.
더 중요한 점은 이러한 미국의 비영리 단체들이 전문화 되고 많이 발전해 일반인들이 부담 없이 남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기가 쓰지 않는 물건을 자선기관에 주는 작은 일부터 몇 억달러를 기부할 수도 있고, 자기의 시간과 노동을 기부할 수도 있다.
또 자기의 천부적 능력을 통해 도울 수도 있다. 즉 마음만 먹으면 모든 사람들이 자기의 능력과 형편에 따라 각자 원하는 분야에서 여러 방법으로 남을 돕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남을 돕는 일과 자기 사생활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다. 조금만 슬기롭다면 남을 돕는 일과 자기 인생의 다른 목적을 조화롭게 병행시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미주 한인들도 경험과 연륜도 생겼고 인생의 비전과 경제적 여유, 그리고 시간의 여유가 생긴 사람도 많아졌다. 연방세법의 혜택을 받는 비영리 단체도 제법 있다. 이들이 손을 잡고 지도력을 발휘하여 일반 한인들의 남을 도우려는 노력과 그들의 현명한 선택을 결집시켜 간다면 한인 커뮤니티는 한층 살기 좋은 곳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권대원 / KAFT.NE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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