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크로-존경받는 사람
2007-10-04 (목)
한국에서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뉴스마다 각 후보에 대한 평가와 분석에 정신이 없다. 과거의 업적에 대한 칭찬과 자랑도 있고 비판받는 업무 능력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서 참으로 재미있다.
“경제 대통령”감에서 소위 “말아먹을 사람”으로 극과 극을 내닫기도 하고 보는 이들을 헷갈리게 하기에 여론과 증거는 늘 황당하다.
조국을 떠난지 너무 오래이다 보니 그 느낌과 사정이 절실하지 못하기 때문에 온전하게 전달이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곳 미국의 선거나 한국이나 선거는 인물 중심일 수밖에 없다.
에스크로 손님들 중에는 작은 소규모 자영업에서부터 윌셔가의 블럭을 통째로 사는 소위 거부들에 이르기까지 너무도 다양하다.
손님들의 등장하는 모습도 다양하고 사전 약속을 하거나 서류를 준비하고 사인하는 습관도 각양 각색인 것이 사실이다.
몇 만달러짜리 작은 가게의 셀러나 바이어의 에스크로라고 간단하고 1,000만달러가 넘는 부동산의 에스크로라서 복잡하기만 한것도 결코 아니다.
지난 주 한 미장원의 에스크로는 말 그대로 소설같이 클로징이 되었고 시간도 반년이 걸리는 힘든 과정이었다.
장인(?)의 자존심을 꼿꼿이 내세우는 셀러와 사사건건 못마땅해시비를 거는 바이어와의 팽팽한 결전에 새우등이 터지고 또 터졌다.
결국 지치고 힘든 과정을 거쳐 극적인 타결을 보긴 했지만 생각해보면 들어간 시간과 들인 공을 생각하면 허무한 생각이 들던 에스크로였다.
그런 반면에 같은 기간 한 블럭을 통째로 매입하는 한 기업체의 에스크로는 거의 2주만에 등기까지 마치는 아주 산뜻한 에스크로였던 것이다.
금액에 무관하게 에스크로 오피서는 모든 파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갖고 일한다. 따라서 모든 셀러나 바이어에 대하는 오피서의 존경심과 관심은 늘 한결같다.
가끔 고객들이 “우리 에스크로가 조그만 거라고 소홀히 하는 건 아닙니까?”혹은 “큰 에스크로에서 에스크로 비용을 많이 받고 우리 것은 그냥 서비스해주면 안 됩니까?”
이런 어처구니없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어떻게 답변을 해야할 지 난처하기만 하다.
과연 이런 고객이 원하는 쌈박한(?) 대답은 무엇일까? 생각도 해보지만 강산이 두 번 정도 변하는 세월이 흘렀건만 아직도 가슴이 답답할 때가 많다.
어떤 사업체나 부동산을 매입하느냐보다 어떤 고객이 매입하는가에 에스크로 오피서로서 관심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번뜩이는 날카로운 지혜가 보이고 간단 명료하지만 실속 있는 대화를 하는 셀러나 바이어를 만나면 그 고객의 신중함에 경의가 표해진다.
사소한 작은 일에 마음을 상해 대의(?)에 흔들리는 고객을 보면서 안타까울 때가 많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오래 전 다운타운의 작은 소규모 식당에서 부부가 열심히 일하여 타운의 큰 구이집을 운영하고 다시 빌딩을 구입한 K선생님을 생각하면 늘 흐뭇하다.
늘 남들보다 부지런하고 남다른 아이디어로 메뉴를 개발하고 가난한 세입자에 너그러웠던 K선생님은 하는 일마다 남들의 부러움을 샀고 복이 터진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사실 노력의 대가라는 것을 필자는 누구보다도 잘 알 수 있었다.
사업체를 매매할 때마다 바이어의 적응을 위해서 내 일처럼 뒤를 봐주기도 했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였을 때 너무 튀는 퓨전이라고 모두들 의아해할 때에도 뚝심으로 추진했고 어떤 손님의 투정도 직접 다 받아주고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고 후에 말하기도 했다.
직접 빗자루를 들고 파킹장을 청소하는 모습에 얕잡아보는 동네 사람은 없었다. 손님의 구두를 가지런히 놓는 K선생님에게 함부로 대하는 손님도 없었다.
오늘도 작은 사업체를 남다르게 운영하면서 미래를 향해 꿈을 키우시는 고객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고 존경스럽다.
한국의 차기 대통령도 K선생님처럼 조국의 앞날에 대한 남다른 비전을 가지고 국민을 섬기고 이끌 그런 존경받는 분이 되기를 바래본다.
jae@primaescrow.com
(213)365-8081
제이 권 <프리마 에스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