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고교생 성적표 조작 만연
학부모 자녀 학교생활 경각심 가져야
상습적으로 학교 성적표를 조작하는 한인학생들이 뉴욕 일원에 만연하고 있어 한인학부모들의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성적표 조작은 초·중학생보다는 주로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일로 조작 기술이 정교하고 뛰어나 어지간해서는 학부모들이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 내기 쉽지 않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한인학생이 다수 재학하는 퀸즈의 한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한 한인교사는 “학생들이 일명
‘뽀샵’이라고 부르는 컴퓨터의 포토샵 프로그램 기능을 이용해 학교 성적표를 그대로 재생해내면서 부진한 과목의 성적을 높은 점수로 바꿔 기입하는 방식이 가장 흔한 수법”이라고 실상을 전했다.
올해 고교 12학년이 된 아들을 둔 김모씨도 “처음에는 조작된 성적표인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아들의 방을 청소하다가 휴지통에 찢어진 채 버려진 가짜 성적표 조각 일부를 발견하고서야 비로소 조작 사실을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아들에게 곧바로 이 일을 추궁하자 학교 한인학생 대부분이 부모에게 눈속임용 성적표를 가져다준다며 태연히 대답해 더욱 기가 막혔다”며 한탄했다.또 다른 학부모 황모씨도 “지난 학기에 학부모-교사 컨퍼런스를 앞두고 아들에게 주요 핵심과목의 몇몇 교사를 만나겠다는 뜻을 내비치자 ‘굳이 만날 필요가 없다’며 지나치다싶게 만류해 이상하다 여겼는데 아니나 다를까 컨퍼런스에서 교사가 내민 성적을 보고서야 조작됐음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퀸즈 베이사이드 고교의 이재홍 교사는 “학생들의 성적표 조작이 가능한 이유 중 하나는 학부모들이 자녀의 성적표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제대로 이해해야 못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적표의 각 과목 옆에 적혀 있는 숫자가 학생이 해당기간 동안 결석한 횟수라는 사실을 아는 한인 학부모들이 그다지 많지 않다”며 “성적 조작은 물론 무단결석이나 학교생활에 대한 여러 문제들을 숨기려고 점수 이외 다른 내용을 변경하는 경우도 많다”며 한인학부모들의 거듭된 주의와 관심을 당부했다.
뉴욕시 공립학교는 오는 25일과 26일 고등학교를 시작으로 11월에는 초·중학교까지 학부모-교사 컨퍼런스를 앞두고 있다.<표 참조> 한인 교육관계자들은 학부모들이 가능한 컨퍼런스에 반드시 참석해 자녀의 학교생활 전반에 걸친 상황을 점검해 자녀단속에 만전을 기할 것을 조언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표> 2007~08학년도 뉴욕시 공립학교 학부모-교사 컨퍼런스
학교 2007년 2008년
초등학교 11월13일(화·오후)&11월14일(수·저녁) 3월12일(수·저녁)&3월13일(목·오
후)
중학교 11월19일(월·저녁)&11월20일(화·오후) 2월27일(수·저녁)&2월28일(목·오후)
고등학교 10월25일(목·저녁)&10월26일(금·오후) 4월 3일(목·저녁)&4월 4일(금·오
후)
75학군 11월 7일(수·저녁)&11월 8일(목·오후) 3월31일(월·저녁)&4월 1일(화·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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