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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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정인 대학생활을 위하여...

2007-10-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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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아(음악치료사 LCAT & MT-BC·몰로이 칼리지 임상 수퍼바이저)

희망찬 새학년이 시작됐다. 분주함과 새 학기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 찬 교정은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십년 전 만해도 교외에 위치한 가톨릭 대학으로 꽤 한적한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가는 곳마다 붐비는 학생들로 인해 마치 고등학교의 한 카페테리아에 서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불경기라고 하지만 베이비부머 세대 영향인지 대학만큼은 매해 등록 학생 수가 증가하는 추세라 대학입시의 치열함이 피부로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이제는 우리의 2세 자녀들도 전에 없이 눈에 뛰곤 한다.
이민 역사가 길어지면서 이제는 우리도 이름 위주의 대학 선택보다 실용적인 면을 더욱 고려하는 서양 정신을 받아 들여가고 있는 추세인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캠퍼스를 지나다보면 쉽게 신입생들을 분별할 수가 있다. 그들의 얼굴 표정엔 다소 긴장감이 흐르고 아직 익숙하지 않은 학교 교정의 강의실을 찾아 이곳저곳 살피는 모습이 이곳 교정에 생동감을 더한다.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 대학교로부터 예상 밖의 많은 숫자 신입생들이 등록했으니 이번 학기부터 신설된 강의 시간대를 더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문제는 강의실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른 아침 시간에 강의를 하기로 동의하였다. 그 이른 시간에 뭐 그리 많은 학생이 수강하겠냐는 필자의 예상을 뒤엎고 첫 수업에 들어가 보니 많은 숫자의 학생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아하… 점점 생존 경쟁은 치열해 지는구나. 이 이른 아침 강의도 마다않다니…” 똑같은 과목을 매년 강의하더라도 어떠한 그룹의 학생들을 만나게 될까 하는 마음으로 언제나 새롭다.

첫 강의 시간의 만남으로도 그 학생이 얼마나 성실한지, 배움에 열의가 있는지, 아니면 그저 마지못해 학점을 따기 위해 앉아 있는지 그들의 얼굴 표정만으로도 대충 그룹에 대한 윤곽이 드러난다.

알차고 보람 있는 대학생활을 하고자 하는가? 그렇다면:

■시간 관리를 잘해야 한다. 자율성에 대한 강조는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학생활에는 많은 자유가 주어진다. 기억해야 될 것은 그 자유에는 항상 책임과 결과가 따라오기 마련이다. 모두에게 하루는 24시간이 주어진다. 학업 외에도 어떤 학생들은 인턴십, 자원봉사 혹은 아르바이트를 통해 바쁘게 하루를 보내는가 하면, 카페테리아나 복도에서 무의미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늘 마주치게 되는 학생들도 있다.

■각 강의마다 제공되는 실라버스를 이해하자. 실라버스에는 과제물, 시험 등의 중요 기한 날짜 등이 명시되어 있다. 그것을 완전히 이해하고 마감일보다는 조금 일찍 끝낼 수 있도록 계획성 있는 생활을 해야 한다. 기본은 교과서에 있으므로 강의 전후로 수업을 준비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같은 과목이더라도 해당 교수에 따라 가르치는 내용과 난이도가 확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가르친다고 실력 있는 교수가 아니요, 그와 반대로 많은 과제물을 내주는 교수가 더 좋은 것도 아니다. 자신의 이름 내기를 위한 학문 연구보다는 가르치는데 힘쓰며 각 학생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갖는 교수가 좋겠지만 일단 수강한 과목이라면 최선을 다하는 학생의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의사소통을 명확히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속적인 강의 출석은 매우 중요하다. 대학 방침에 따라 출석을 학점에 반영하는 교수도 상당히 있다. 몸이 아프거나 부득이한 일로 결석하게 됐을 때는 미리 해당교수에게 알릴 수 있으면 더욱 좋다. 침묵이 항상 ‘금’이 아닌 것이 이 경우가 아닐까?
■자신에게 맞는 지도교수를 찾아 지속적인 멘토링 관계를 갖는 것도 특히 중요하다. 대학 졸업 후 취직이나 대학원 진학에도 필요한 추천서뿐만 아니라 인생과 전공분야의 대선배로서 그 분들의 지혜는 그 학생의 인생을 바꾸어 놓을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의 리소스를 최대한 이용하라. 인턴십, 직장구하기, 인터뷰 방법, 컴퓨터 서비스, 상담, 학업에 대한 개인학습지도까지 부지런한 학생이라면 얼마든지, 학점을 올릴 수 있는 보조 시스템이 학교마다 마련돼 있다. 대학교 등록금을 최대한 이용할 기회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부모님들은 자녀에 대한 지속적인 사랑과 지지를 표현하되 스스로가 일 처리를 할 수 있도록 권장해야한다. 자녀가 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학부모님이 직접 지도교수에게 전화로 상담하는 일은 삼가야한다. 대학생이 되면서 완전한 자립을 강조하는 미국사회에서 학부모님의 이곳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 오히려 미국 교수들에게 오해를 살 요지를 만들기 때문이다.

새로운 인생 출발점에 서 있는 신입생들과 그 가정에 축하를 드리며 이제 막 가족 곁을 떠나 새롭게 시작하는 학생들과 가족들에게 도움말이 됐으면 한다. 또한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에게도 자율성, 절제된 생활, 토론의 중요성, 적극성은 어릴 때부터 지향해야할 덕목이므로 모두에게 보람되고 희망찬 새 학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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