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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교육환경 설문조사에 적극적인 참여를…’

2007-10-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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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경(뉴욕시 퀸즈 25학군 교육위원)

지난 5월에서 6월 사이에 뉴욕시 학부모, 교사,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가 있었다. 이는 뉴욕시 교육청이 처음 실시한 교육 환경 설문 조사로 공립학교에 대한 지역사회의 의견을 묻는 미국 교육 시스템 사상 가장 큰 규모의 설문 조사였다. 마이클 불룸버그 시장은 지난 6일 기자회견과 7일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이에 대한 최종 결과 발표했다. 간추린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번 설문 조사에는 거의 60만명21만6,914명의 학부모와 33만8,201명의 학생, 3만1,592명의 교사)이 참여했다. 학부모 설문 조사 결과의 중점은 90%가 자녀 교사의 자질에 만족도를 나타냈고, 84%가 학교측과 학부모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초등학교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중학교나 고등학교 학부모보다 높았다.


특히 자녀의 학교에서 가장 중점을 두기 원하는 부분으로 열 가지 선택 항목 중 학부모의 45%가 다양하고 질 좋은 프로그램을 우선순위로 꼽았으며 그 다음이 소규모 학급 24%로 많았다. 그 외 8가지 다른 선택 항목은 실습학습(13%), 학부모와 개선된 커뮤니케이션(10%), 많은 시험 준비(10%), 좀 더 도전되는 과목(8%), 교사 교육(6%), 미술 프로그램 향상(5%), 효율적인 학교 리더십(5%), 적은 시험 준비(1%) 등이 있었다.

불룸버그 시장과 클라인 교육감은 전반적으로 뉴욕시 학부모들이 자녀 교육환경에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고 말하며 설문 조사 결과가 현 교육 시스템의 효과를 진단하고 또 더 향상시키는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과 교육감의 긍정적인 발언에 모두 동감하고 있지는 않다. 배부된 총 84만2,034개의 학부모 설문지 가운데 21만6,914개가 회수됐으며 이는 전체의 26% 응답률에 그칠 뿐이다. 따라서 많은 학부모들은 설문 결과가 뉴욕 전체 학부모들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라고 믿지 않는다. 또한 설문지 문항이 학부모의 의견과 염려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게 되어 있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외에도 설문 조사 결과 발표 내용에 오류가 있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시장은 학부모가 가장 중점을 두기 원하는 부분에서 다양하고 좋은 프로그램이 소규모 학급보다 2 배 가까운 차이로 1위였다고 말했지만 실제 설문 결과는 소규모 학급이 24%로 1위이며 19%를 차지한 좋은 프로그램이 2위였다. 뉴욕시 교원노조(UFT) 회장, 학급규모 문제를 다루는 ‘Class Size Matter’의 대표 이사, 히스패닉 협회는 지난 11일 블룸버그 시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소규모 학급은 학부모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문제이며 학부모들의 의견이 존중되어져야 한다는 것”과 아울러 결과를 정정 보고해 줄 것을 촉구했다.

순서야 어찌됐든지 소규모 학급, 좀 더 다양하고 좋은 프로그램들, 그 외의 다른 항목들도 모두 중요한 안건들이다. 결과가 1위였기 때문에 그 부분만 신경 쓰고 나머지는 등한시 하려고 설문 조사를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학부모들이 의견을 표현하고 그 의견이 우리 아이들의 교육에 반영되는 도구로 설문 조사가 쓰인다는 것이다.

또한 발표된 결과는 뉴욕시 전체 평균이고 각 학교 결과는 다를 수 있으며 이는 해당 학교나 교육청 웹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 예로 우리 집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설문 조사 결과는 좋은 프로그램이 1위였다. 이렇게 각 학교의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각 학교의 교육 중점과 향상되어야 할 부분을 알 수 있게 했다. 한 가지 생각해보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응답되어 돌아온 21만6,914개의 학부모 설문지 중에 과연 ‘나’ 의 의견이 속해 있는가 하는 것이다. 각 나라 언어로 번역돼 나눠졌으니 언어를 핑계 삼을 수도 없다.

뉴욕시 교육청은 내년 봄에 두 번째 설문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미흡했던 점을 보완하여 더 많은 참여를 유발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설문 조사에는 한 학부모도 빠짐없이 작성하여 보낼 수 있도록 서로 권면하고 격려해야겠다.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에 대한 바람이 올바르게 학교에 전달되고 이루어지기 위해 우리가 최소한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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