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서 사면 훨씬 이득

2007-09-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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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니-미화‘등가시대’소비재

▶ 환율 탓 대부분 저렴

최근 미국 시애틀에서 새 자동차를 구입한 밴쿠버 거주 허크 벌드윈씨는 이로 인해 1만3천 달러를 절약했다. “왜 모든 국내인이 미국에서 차를 구입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라고 말하는 그는 이번에 구입한 2008년형 스바루 아웃백을 벌써 팔려고 내놓았다. 이를 판 돈으로 다시 미국에서 더 좋은 차를 사올 생각이다.
캐나다화(루니)가 외환시장에서 26일 오전 99.52센트에 거래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많은 국내 소비자들은 모든 상품들에 대한 국내와 미국 가격의 차이를 보다 세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몬트리올은행(BMO)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소비재가 미국보다 평균 24% 더 비싸다. 국내에서 4만1,995달러를 요구하는 스바루 트라이베카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최근 뉴욕 버펄로에서 3만2,122달러로 구입했다는 토론토 사업가 샘 건처씨는 “평상시 얌전한 사람이지만, 이같은 가격의 차이를 생각하면 피가 끓어오른다. 이같이 엄청난 차이가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의 경험담을 들은 이웃도 버펄로로 건너가 현대 소나타 승용차를 구입, 약 6천 달러를 절약했다. 미국과의 가격을 가장 쉽게 비교할 수 있는 상품이 자동차며, 이 점을 자동차회사들도 주목하고 있다.
국내 도요타 딜러 경영주들은 최근 회의에서 이 문제를 주요 안건으로 다뤘었다. 도요타 캐나다 측은 자체 웹사이트에 왜 소비자들이 국내에서 자사 모델을 구입하는 것이 좋은지를 설명하는 메모를 올리기도 했다. 회사측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각종 리베이트 프로그램과 인센티브를 소개하면서도, 미국에서 구입한 도요타 모델들에 대한 워런티를 인정해주겠다고 명시했다.
국내 자동차업계 컨설팅회사인 “드로지에(DesRosiers Automotive Consultants)’사가 금주 초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시판되는 자동차의 75%는 가격이 미국과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는다.
어쨌든 가격차이에 대한 압력은 자동차뿐 아니라 다른 소매업계로도 쏠리고 있다. 위니펙에서 고급의류점을 경영하는 제이슨 거럴닉씨는 “미국에서 직수입해오는 상품들의 가격은 내가 조정할 수 있지만, 아직 가격조정을 하지 않은 국내 배급업자들을 통해 들여온 상품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서점체인들도 큰 압력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시판되는 대다수 책과 카드 등에는 미국과 캐나다가격이 둘 다 붙어 있는데 캐나다가격이 보통 20% 더 비싸기 때문이다. 전국출판업자위원회(Canadian Publishers’ Council)의 재클린 허션 대변인은 “새로 발간되는 서적들의 가격을 조정하고 있지만, 모든 가격을 조정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전했다.
한편, 전국소매업위원회(Retail Council of Canada)의 다이앤 브리스브와 회장은 국내 상품가격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상점 선반에 있는 물건들은 많은 경우 올 초에 배달을 받은 것으로 당시의 환율을 적용하고 있다. 루니가 앞으로 계속 강세를 유지하면 가격도 따라서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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