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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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뉴저지 벤자민 프랭클린 중학교 9학년 최원준 군

2007-09-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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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사업을 꿈꾸는 문학소년.’

최원준(13 미국명 대니얼)군의 소원은 ‘유명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유명한 사람이 되면 어렵고 불쌍한 주위의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착하고 순진한 13살짜리 어린 시인의 말속에는 이처럼 따뜻한 사랑이 짙게 묻어나온다.

원준이는 뉴저지주 리지우드에 있는 벤자민 프랭클린 중학교 8학년이다. 주위 또래들과 달리 원준이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책읽기를 좋아한다. 글짓기에 남다른 소질을 갖고 있어 타운의 신문에 시와 독후감 등을 보내, 실리기도 했다.최근에는 ‘Tuesday with Morrie’라는 책을 통해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을 간접 경험하고 있다. 모리라는 사람과의 대화 형식으로 쓰여진 이 책은 바쁜 일상 생활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잊고 사는 것을 돌아보게 만든다.


원준이는 “이 책을 통해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가족과의 관계를 친밀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어린 나이답지 않게 자기 자신보다는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가짐도 아름답지만, 유명한 사람이 돼 더 많은 자선사업을 벌이고 싶다는 은근한 욕심에는 또한번 놀라게 된다.원준이가 유명한 사람이 되기 위해 착안한 아이디어는 영화배우나 스포츠 스타이다.

액션 무비 스타가 되거나 자신이 즐기는 테니스 스타가 돼 유명해지고, 이를 통해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도록 한다는 발상이다.그는 “유명한 사람이 되고, 기부금을 많이 받아 어려운 사람에게 의료 혜택을 주고, 음식과 깨끗한 물을 제공함으로써 돕겠다”고 말한다. 자선사업이라는 당찬 목표를 가진 원준이는 학교에서 최우등생이며, 각종 활동에도 특출한 재
능을 보이고 있다.존 홉킨스대학에서 하는 ‘Center for Talented Youth’라는 여름 캠프에서 우등상을 받을 정도로 수학과 과학에 뛰어나다. 지난해에는 재미한인과학자협회가 주최한 수학경시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으며, 테니스와 비올라 등 예체능쪽에서도 다양한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원준이는 또 한인 2세로서의 정체성도 확실하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어는 물론, 한국 음식이나 전통에도 박식하다.그는 스스로를 “한인(Korean-American)”이라고 당당하게 소개하면서 한국에 갈 때마다 정서
적인 동질감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고 말했다. ‘Fly to the sky’와 ‘See Ya’를 좋아하는 청소년이지만 남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은 성숙하기 그지없다.

앞으로 프린스턴대학에 가서 과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말하는 원준이는 어느 방향으로 진로를 정하든, 자선사업이라는 자신의 목표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아버지 조셉 최씨 부부사이의 1남1녀 중 장남인 원준이는 문학소년의 감성과 과학도의 지성을 함께 지닌, 장래를 기대해볼만한 느낌을 강렬하게 주고 있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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