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승객 봉으로 아나

2007-09-18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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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담합 사과, 항공료 인하 외면
대대적 광고로 분칠만 시도


대한항공이 항공료 가격 담합으로 지난 2000년 1월1일~2006년 7월31일, 시카고 등 미주 전역 한인 승객들에게 바가지를 씌워온 사실<본보 9월8일자 A1면>이 명확하게 드러났음에도 한인들에게 사과는 커녕 오히려 한인들을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 분노를 사고 있다.

대한항공이 가격 담합을 인정하고 미 법무부에 제출한 ‘자백 합의서’(Plea Agreement)에 따르면 6년7개월 동안 대한항공이 가격을 조작해 여행사들에게 판매한 한국행 ‘H종’ 항공권만도 2억2,480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한인들에게 바가지를 씌운 액수가 모두 얼마인지 현재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다른 경로를 통해 대한항공에 비행기 티켓을 구입했거나 화물 운송비로 지불한 액수 등을 합칠 경우 전체 판매액수는 이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시카고를 비롯한 미주 한인들을 상대로 횡포를 저질렀음에도 대한항공은 진지한 사과를 곁들인 적정 수준의 항공료 인하는 물론이고 그간의 잘못을 반성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한항공은 사상 가장 큰 액수인 1,900만달러를 들여 오는 11월부터 CNN 등 주로 미국 TV 및 신문에 ‘당신은 특별합니다’(Excellence in Flight)란 주제의 대대적 광고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있다.

이는 주고객인 미주 한인 및 한국인들에게 바가지를 씌워 벌어들인 돈을 대한항공이 한인 이용객들에게 보상해주는 대신 주로 미국 언론에 거액의 광고비를 투입, 미국내 여론만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돌려보겠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즉 한인 고객들의 정신적 물질적 피해는 안중에도 없다는 의미다.

한편 ‘자백 합의서’는 대한항공이 가격 담합에 의한 유죄를 시인함에 따라 형사처벌을 면하는 대신 오는 24일 5,000만달러를 시작으로 5년에 걸쳐 미국 정부에 총 3억달러의 벌금과 해당 벌금에 대한 이자를 분할, 지불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한국 방문시 언어의 불편이나, ‘기왕이면 조국 상품을 애용하자’는 이유로 대한항공을 선택한 한인들의 약점과 애국심을 악용해 불법 행위까지 저질렀다는 미주 한인사회의 비난과 함께 잇달은 ‘손해 배상 집단 소송’(Class Action)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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