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크로-가짜 때문에
2007-09-13 (목)
오늘은 신문에 그리고 방송에 또 누가 학력을 속였다고 나올까 사뭇 궁금해진다.
멋진 연예인 혹은 유명 인사들이 겉모습만 빼어난 것이 아니라 언제 또 그렇게 공부까지 잘했나하고 생각하던 선망의 대상에서 추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실 가장 위로를 받는 이들은 대학 준비로 스트레스를 잔뜩 받고 있던 청소년 아이들인지도 모른다.
공부는 못해도 거짓말로 대충 넘어가고 재주만 있으면 세상에 얼마든지 뜰 수(?) 있다는 생각들을 할까봐 겁부터 덜컥 나는 것이 사실이다.
에스크로는 이런 가짜 혹은 속임수들 때문에 늘 문제가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핑계는 늘 “본인의 의도가 아니었다”라든지, “법적으로 하자가 있는 줄 몰랐다”이지만….
연예인이나 사업하는 셀러나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사업체의 명의나 리스에 있어서 이름이 누구로 되어 있는가 하는 문제는 바이어에게 어떤 이유로든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일 수밖에 없다.
실제 운영을 누가 했던지, 은행 구좌에 누가 주로 입출금을 했느냐 하는 문제보다는 법적으로 책임을 지고 있는 이가 누구인지가 늘 관건이다.
아무리 부부 사이라 해도, 혹은 부모 자식, 피를 나눈 형제간이라도 재산에 있어서는 그 관계가 어찌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에 약한 우리는 법보다는 그저 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화를 자초하곤 한다.
크레딧 때문에 잠시 이름을 빌렸거나 리스에 코-사인을 올렸다면 후에 발빠른 수정이 필요하다.
사업체를 판매할 때에는 리스권도 함께 매매 가격에 포함되므로 재산의 일부에 대한 권한이 리스권자에게는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려 있는 것은 사실이나 시간이 지나고 주위 사람들 때문에 생각은 변한다.
자신의 이름으로 되어 있는 서류를 받게 되고 메일이 들어오면 법적 권리에 대한 욕심(?)이 생기게 마련이고 때마침 자신의 처지와 맞아떨어진다면 당연히 얼굴이 두꺼워질 수밖에 없다.
이름까지 빌리는 처지에 어떻게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할까 싶어 그냥 넘어간 경우 결국 그 관계가 더욱 악화되어 급기야 법정에까지 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봄에 어렵게 클로징된 타운의 한 식당 K사장님은 의형제인 동생으로부터 너무도 많은 물질적·정신적 고통을 받은 끝에 자신의 재산을 일부 지킬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남편과 의형제로 지내온 동생인 H씨의 이름으로 식당의 지점을 개설하였는데 사정을 알고 있는 에스크로 오피서의 권유로 다른 친척 조카의 이름과 함께 주류 라이선스까지 취득하여 개업을 하였다.
몇 년이 지나 자신의 가업을 이을 자식에게 물려주기 위해 명의를 이전해 줄 것을 요구하였지만 이 핑계 저 핑계로 사인을 해주지 않는 H씨에게 수만달러의 보상은 전혀 만족을 주지 못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다른 한 조카의 적극적인 협조와 급기야 교회 목사님의 개입으로 가게 재산가의 3분의1 정도를 보상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필자는 수년 전 사무실에서 서류에 사인을 하던 H씨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너무도 협조적이고 시간에 정확히 맞추어 나타나셨고 필요한 서류준비에 부족함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이번 클로징에서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달라진 모습이었다.
약속을 계속 연기하고 신분증을 안 가지고 다니고 모든 서류는 반드시 변호사에게 검토하기를 원하고 에스크로 오피서에게 한 줄 한 줄 설명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식당 유명세에 대한 프리미엄까지 고려한 H씨의 욕심은 그냥 명의 50%를 빌려준 사람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너무도 당당했다.
그저 믿고 내 맘 같으려니 하는 생각은 서로에게 불필요한 오해와 착각을 낳는다.
한 장의 약정서라도 그것이 한글이든 영어든 받아두는 것이 이 시대를 지혜롭게 사는 한 방법이라고 믿는다.
자신의 학력을 과장해 봤는데 감쪽같이 속아준 사람들에게 미안한 생각보다는 스스로가 최면에 걸려, 포장된 자신의 모습이 대견하기만 한 유명 인사들이 배우자나 자식들에게는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사뭇 궁금해진다.
(213)365-8081
제이 권
<프리마 에스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