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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한국학교 좌담회

2007-09-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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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반세기 올곧게 미래 꿈나무에 정체성 확립

뉴저지 한국학교 좌담회

뉴저지 한국학교 관계자들이 29일 본보 회의실에서 좌담을 하고 있다.

뉴저지 한국학교(교장 전현자)가 내년 1월 개교 25주년을 맞이한다. 지난 1983년 1월8일 216명의 학생들과 교사 12명으로 시작한 뉴저지 한국학교는 체계적인 운영으로 뉴저지 한인사회에서 모범적인 한국 교육 기관으로 꼽히고 있다. 뉴저지 한국학교 관계자들과 만나 지난 25년간의 발자취와 더불어 앞으로의 교육방침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다.

뉴저지 한국학교 좌담회 참석자: 전현자 교장, 이종석 이사장, 윤미옥 전 이사장, 김재남 이사, 김인애 교사.


■뉴저지 한국학교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전 교장: 뉴저지 테너플라이 중학교에서 매주 토요일 수업을 하고 있다. 현재 유치반에서 8학년까지 약 300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수업내용은 한국어(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 교육과 문화 교육이다. 문화 교육은 음악, 무용, 동양화, 풍물, 태권도, 역사 등 다양한 부문에서 하나를
필수적으로 선택해야 된다.

■미국에서 생활하는 한인 학생들이 효과적으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은?

김인애 교사: 일단 학생들이 재미를 느껴야 된다. 특히 본인이 가르치고 있는 유치원생들의 경우, 한글을 배우는 것은 쉽고 재미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즉, 아이들에게 있어 한국학교는 즐거운 곳이 돼야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의 인성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 교사: 한국의 경우, 예의범절 교육을 상당히 중요시 여긴다. 미국에 사는 한인 2세들에게도 우리의 예의범절을 당연히 가르쳐야 된다고 생각한다. 예의범절은 어른들이 솔선수범해야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다. 따라서 아무리 어린 학생이라도 어른이 먼저 존댓말을 해줘야 된다.

윤미옥 전 이사장: 뉴저지 한국학교는 단순히 한국어만 배우는 곳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를 2세들에게 가르쳐 주는 곳이다. 한국학교를 다닌 아들이 고전무용을 배워 코리안 퍼레이드에서 꽃차를 타고 한국의 전통무용을 췄을 때가 기억난다. 만약 한국학교가 아니었더라면 아들이 어디서 그런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겠는가?

전 교장: 뉴저지 한국학교는 학생들에게 공동체 생활의 질서를 가르쳐주기 위해 철저한 규율을 두고 있다. 질서를 어지럽히고 규율을 어긴 학생들은 징계 처분을 내린다. 보수적이라고 소문난 테너플라이의 중학교에서 지난 25년간 큰 문제없이 수업을 할 수 있었던 이유도 학교의 엄격한 규율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김재남 이사: 유치원을 다니는 아들이 ‘아빠, 나는 미국인이야, 아니면 한국인이야’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어린 아이들도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한국학교가 꼭 필요한 이유 중에 하나는 자녀들에게 정체성을 심어주는 곳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뉴저지 한국학교를 다녔거나 졸업한 학생들은 몇 명이나 되나?


전 교장: 지금까지 졸업생은 578명이며 학교를 다녔던 학생들은 3,000여명이 넘는다. 뉴저지 한국학교의 또 하나의 자랑은 동창회이다. 졸업한 학생들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가끔 후배들을 위해 시간을 할애, 사회생활 경험에 대해 설명해주기도 한다.

이종석 이사장: 지난 3년간 ‘선배와의 대화’라는 프로그램을 열어오고 있다.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 학교의 졸업생들이 학교를 방문, 후배들에게 스스로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다.

김 교사: 졸업생들 중 선생님을 도우는 조교(Teaching Assistant)들도 있다. 조교들에게는 커뮤니티 봉사 기록증을 수여한다.

■요즘 ‘강남엄마 따라잡기’라는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한인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어떤 수준인가?

이 이사장: 한인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무조건 의사나 변호사가 되라고 고집하는 것으로 인식이 나 있는데 요즘에는 많이 변하고 있는 것 같다. 본인도 자녀들에게 “네가 인생에게 정말로 열정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라”고 얘기한다. 많은 한인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적성에 맞는 공부나 직업을 선택하도록 지도하고 있는 것 같다.

전 교장: 동감이다. 예전에는 한국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무조건 전문직으로 진출할 것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 세대 부모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윤 전 이사장: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 학부모들이 한국학교보다 과외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SAT 학원의 등록비로는 한 달에 2,500달러를 쓰면서 한국학교 학습비로 한 학기에 350달러를 내는 것을 아깝게 생각한다. 의식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10년 후 뉴저지 한국학교의 모습은?

전 교장: 수업 시간도 늘리고 학생들의 수준과 실력대로 반을 편성, 전문적인 한국학교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이 이사장: 앞으로 10년 뒤에는 뉴저지 한국학교가 미 전 지역에서 모범으로 인식되는 ‘명문 학교’가 됐으면 한다. 후세들의 뿌리 교육을 위해 한인 독지가들이 많이 나서 뉴저지 한국학교 발전에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김 이사: 학부모들이 한국어 및 한국문화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국학교를 적극 후원하는 것이 밝은 한인사회 미래를 이룩할 수 있는 열쇠가 아닐까 싶다.

뉴저지 한국학교 문의; 201-568-9020, www.koreanschoolnj.org

<진행 및 정리 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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