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를 분실했다는 이유로 한인 운영 세탁소를 상대로 6,700만달러의 터무니없는 소송을 제기했다가 판사직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여 있는 로이 피어슨 판사의 이야기는 이제 누구나 다들 아실 것이다. 피어슨은 지난 6월 2주일간 계속된 재판에서 패소하였다.
워싱턴 DC 수피리어 코트의 주디스 바노프 판사는 2007년 6월25일 예상대로 세탁업주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다. 예상치 못했던 것은 이 판결 이후에 일어난 일이다. 피어슨은 이 한인 부부 세탁업주를 일상으로 돌아가게 하고 자기도 자신의 갈 길을 가는 대신 판결에 ‘근본적인 법률적 오류’가 있다며 재심을 신청한 것이다. 물론 법원은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
세탁업주 정씨 부부는 변호사 비용 8만3,000달러 청구 신청을 하였고 또 터무니없는 소송을 한 것에 대한 징벌적 성격의 벌금을 피어슨에게 부과해 주도록 법원에 요청하였다.
그리고 지난달 미 상공회의소 산하 법제개혁연구소와 미 배상소송개혁협회는 정씨 부부를 돕고 악의적인 소송을 양산하는 잘못된 법적 시스템의 문제를 부각시키기 위한 기금모금 행사를 개최하였다.
이 기금모금 행사에서는 분실되었다는 그 문제의 바지가 전시되었고 정씨 부부가 직접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였다. 이 행사에서는 6만4,000달러가 넘는 기금이 모금되었고 전국적으로 성금을 보내준 지지자들 덕택에 정씨 부부는 법적 비용을 부담할 수 있게 되었다.
정씨 부부는 지지자들의 모금으로 법적 비용이 충당되자 법원에 냈던 변호사 비용 청구 신청을 스스로 철회하였다. 이들 부부는 피어슨이 이 끝이 안 보이는 소송을 멈출 것이고 자신들도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변호사 비용 청구 신청을 철회한 것이었다.
그러나 피어슨은 즉각 항소를 하겠다는 통지서를 법원에 제출함으로써 항소 의사를 밝혔다. 항소 과정은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8개월까지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정씨 부부의 악몽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다.
정씨 부부가 항소 과정에서의 법적 비용도 모두 배상받을 수 있게 되어 피어슨을 깨끗하게 보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다행히도 워싱턴 DC의 행정판사들을 감독하는 위원회가 터무니없는 소송을 제기한 피어슨의 법적 판단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였다. 위원회는 2년 임기에 연봉 10만달러인 그의 행정판사 직위를 연장하지 말도록 권고하였다.
피어슨의 끝이 안 보이는 소송 시도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해가 안 되겠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서 그가 이 문제에 대해 포기하지 않는 어처구니없고 바보 같은 행동을 보이는 것이 이를 이용해 책을 내거나 TV에 출연하거나 명성을 얻어 보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면 그리 놀랄 만한 일도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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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