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 단상

2007-08-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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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상

오래된 사과나무에서 무르익은 사과가 어린 사과나무 옆에 떨어졌다.
어린 사과나무는 무르익은 사과에게 말을 건넸다.
“안녕하세요, 사과님, 당신도 하루 빨리 썩어서 나처럼 싹을 틔워 나무로 자랐으면 좋겠군요.”
그러자 익은 사과가 말했다.
“이 바보야. 썩는 게 좋으면 너나 썩으렴. 그래, 네 눈에는 내가 얼마나 빨갛고 곱고 단단하고 싱싱한지 뵈지도 않는다는 거니? 난 썩기 싫어. 즐겁게 살고 싶어.”
“하지만 당신의 그 젊고 싱싱한 몸은 잠시 빌려 입는 옷에 불과해요.
거기에는 생명이 없어요. 당신은 아직 모르고 있지만, 생명은 오직 당신 안에 있는 씨 속에 있어요.”
<인생이란 무엇인가> 톨스토이 동서문화사 2004

* 젊음을 유지하겠다고 발버둥 치기보다는 멋 있게 나이 들어가는 길을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삶의 도정에서는 젊은 시절에는 젊은 시절대로, 중년에는 중년대로, 노년에는 노년대로의 의미와 가치가 있다. 나는 현재에 있는데 마음은 과거와 미래에 얽매어 사는 것은 불행하다. 변화를 인정하고 변화와 함께 성숙해 가는 삶이 아름답다.
삶의 가치와 신성은 겉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안에 자리하고 있다.
/한힘 심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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