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밴쿠버 한인, ‘인질 사태’ 반응

2007-07-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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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픔·안타까움…더 이상 희생 없길…

▶ 시시비비 불필요…무사귀환에 초점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서 인질로 잡혀있던 배형규 목사가 피살된 데 이어 인질 여성이 미국의 CBS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도와달라”는 간절한 호소의 메시지가 전해지면서 한국 사회가 온통 비통과 슬픔 그리고 안타까움에 젖어있는 가운데 밴쿠버 한인사회 역시 비통함과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는 그레이스한인교회 박신일 목사는 아프간 민족을 선교한다는 말 자체가 비기독교인들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은 기독교인들이 말을 아낄 때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박 목사는 이어 현재 상황은 무장세력인 탈레반에 인질로 한인들이 잡혀있다는 점을 중시하고 시시비비를 따지기 전에 무사 귀환에 초점을 맞추는 게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교회협의회 회장 김명준 목사도 현지 상황은 특수상황이고 그래서 생명 구하는데 관심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밴쿠버 문인협회 이원배 총무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일부 비기독교인들이 인터넷 댓글을 통해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 조롱하는 듯한 말들을 많이 남기고 있지만 그래도 크리스천 입장에서 볼 때 인질 한 사람이 피살된 데 대해 너무나 가슴아프면서 한편으로 기독교적인 사랑의 씨를 아프가니스탄에 뿌리기 위한 숭고한 희생으로 이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기독교인중에도 이번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한 샘물교회 측 성도들의 행동에 대한 경솔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정용우 기독군인회장은 인질들의 상황에 대한 소식들을 실시간으로 접하면서 너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전제하면서 무엇보다 한국교계에 좀 더 지혜로운 행동이 있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민완기 프레이저밸리한국어학교 교장도 인질 피살과 억류에 대해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하면서 교계가 교전중인 국가에 선교단원들을 파송한 것은 국민들이 보기에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빨리 수습되어 더 이상의 희생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정부의 늦장 대처하는 듯한 모습에 분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브리티시 콜럼비아 유니버시티(UBC)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김애솔 학생은 인터넷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에 억류되어 있는 인질들의 소식을 접하지만 매번 외신들의 오락가락하는 소식만 접할 뿐, 공신력을 담보하는 한국 정부의 입장표명이 애매모호 하다는 인상을 받으면서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적극성이 결여되어 있지 않나 의구심이 들 정도로 속상하다고 말했다.
한편 그레이스한인교회 파송으로 헤랏지역에서 현지 단체와 함께 활동하고 있는 선교사는 그레이스한인교회에 알려온 소식을 통해 아프간 사람들은 현재 작년에 개신교 선교단체인 인터콥이 주관해 펼친 ‘평화대행진’ 이후 한국 교회의 선교활동에 대해 예민해진 상태이지만 순수한 봉사활동에 대해서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안연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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