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이나 더운 남미 지방에서는 열꽃이 핍니다. 열꽃은 말 그대로 열 받으면 피는 꽃입니다. 우기와 건기로 나누어져 있는 더운 지방에서 열꽃이 피기 시작하면 그곳에 있는 선교사님들은 “이제 좋은 시절 다 갔구나”하고 한숨을 쉽니다. 선교사님들과 달리 잠시 방문하는 선교 팀들은 열꽃 색깔의 아름다움과 멋에 감탄하고 흥분합니다.
한낮의 수은주가 섭씨 50도를 넘는 열대 지방의 사람들은 열 받아서 싫어하고, 뜨거워서 지쳐 외출했다 돌아오면 냉장고에 머리를 2, 3분 넣었다가 빼냅니다. 하지만 그 더운 곳에서도 하나님은 아름다운 열꽃을 피우심으로 공평하신 창조를 계속하시고 계십니다.
열 받아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열 받아야 힘이 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내가 싫어하는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필요한 것이 됩니다. 나의 행복이라고 자랑하는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불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인생은 나 위주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편함만 추구하여도 안
됩니다. 내가 편안함으로 누군가 고통당하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인생은 양지에서 음지를, 음지에서 양지를 보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 열꽃이 너무 예뻐 가까이 다가가 코를 대어 보면 전혀 향기가 없어 실망합니다. 조금이라도 향기가 났으면 하고 바라보는데 꽃이 말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예쁘게 만들어 주신 것만 해도 감사한데 향기라니요? 향기까지 나면 나는 교만해서 오래 못갈 거예요” 꽃이 말하
는 소리에 마음이 서늘해집니다. 향기가 없는 열꽃은 반년이 넘게 갑니다. 그러고 보니 향기 많은 꽃들은 생명이 짧아 ‘화무는 십일홍’이라는 말까지 생겼나 봅니다. 공평하신 하나님은 한 가지가 있는 사람에게는 한 가지가 없게 하십니다. ‘미인박복’이요, ‘팔방미인은 거지되기 십상’이란 말이 실감이 납니다. 모든 것을 다 갖추면 좋을 것 같아도 ‘과유불급’이라,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합니다.
나의 삶에 없는 것에 불평하며 살다보면 남이 없는 것을 주신 하나님의 공평하심을 깨닫지 못합니다. 내가 가진 것이 작든, 크든, 그것은 남이 없는 것이 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하나 되어 살아야 행복합니다. 앞을 못 보지만 잘 걷는 남편과 소아마비지만 앞을 보는
아내가 함께 하는 삶이 너무 아름답게 보입니다. 내게 없는 것이 남에게 있다고 시기하지 맙시다. 나누면서 삽시다. 도우면서 삽시다. 내가 싫어도 남이 행복하면 참아줍시다. 내가 행복해도 남이 아프면 참아줍시다. 이렇게 살아봅시다. 오늘도 에셀 나무를 심으며…
글 : 호성기 필라 안디옥 교회 담임 목사
삽화 : 오지연 일러스트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