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캠핑 떠난 우리아이 ‘향수병’시달리면 어쩌나

2007-07-09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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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면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서머스쿨도 끝난다. 고교생들의 경우 6주간 2세션을 신청했다면 8월초까지 이어지겠지만. 서머스쿨이 끝나면 캠프시즌이다. 짧게는 1주일, 길게는 한 달간씩 떠나기도 하는 여름캠프는 아이들에게 독립심과 사교성, 협동심등을 길러주기도 하지만 집 떠난 향수병에 걸려 마음고생을 하기도 한다. 올여름 집 떠나는 초중학생들의 캠퍼들, 만족할만한 캠프생활이 되려면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 캠프협회(CampParents. org)의 컨설턴트 크리스토퍼 투버 박사로부터 들어본다.

즐거운 캠프 준비 어떻게

아이들의 95%는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잠을 자면 집에 있는 뭔가를 그리워하게 된다. 향수병(homesickness)에 대한 연구를 하는 투버 박사는 향수병은 가볍게만 넘길 일은 아니라고 조언하고 있다. 아이에 따라서는 버스가 출발한 이후부터는 제 흥에 겨워 집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엄마 아빠를 떠난 이후부터는 빈 자루처럼 기분이 구겨져 매사에 흥미를 잃어버리고 배터리 죽은 자동차처럼 털털거리며 시동이 안 걸리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집 떠나는 연습을 미리 시킨다
정식 산행을 위해 약식 산행으로 준비운동을 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할머니나 친척집에서도 며칠 자보게 하고 친구 집에서 슬립오버도 시켜 집 떠난 기분이 어떨지 미리 맛을 보여 놓는다.
계획에 참여 시킨다
캠프를 위한 준비물 매입, 짐 꾸리기 등 전 과정에 아이를 직접 참여시켜서 집을 떠난다는 것이 사실과 거리가 먼 착각이 되지 않게 한다.
캠프에 대해 미리 느끼게 해 준다
브로셔를 보여줄 수도 있고 웹사이트를 통해 캠프사이트의 전경과 프로그램을 상세히 설명해 줄 수도 있다. 스타 인솔자와 캐빈의 소박함과 독특함을 함께 예기하면서 기대감을 갖게 한다.
향수병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놓는다
만약 향수병으로 기운이 없고 모든 것이 회색으로 보인다면 집에 편지를 쓴다던지, 캐빈 리더에게 알리도록 조언한다. 그리고 그럴수록 혼자 빙빙 외곽으로 돌지 말고 그룹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도 일러준다. 향수병은 무관한 사람이 보기에는 하잖아 보이지만 앓아본 사람은 “멀리 있는 것을 너무 격렬하게 사랑하는 괴로움”이 얼마나 큰지 그 무게를 가늠할 수 있다고 투버 박사는 말한다.
편지를 미리 보내 놓는다
아이가 캠프를 떠나기 전에 미리 편지를 부쳐 놓아서 아이가 캠프장에 도착하자마자 받아볼 수 있도록 한다. 향수병이 심한 아이는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아이다운 변덕스러움이나 예리함을 잃어버리고 맥이 빠지기 시작한다. 시름시름 앓는 기분으로 캠프장에 들어섰는데 용기를 북돋우고 기분을 쾌활하게 해주는 부모의 농담어린 격려편지가 기다리고 있다면 아무리 ‘집단성’을 싫어하는 아이라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전화 대신 노트로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정말로 아프고 토하는 식으로 향수병이 심각하면 데리러 가겠다는 노트를 보낸다. 전화하면 아이는 대성통곡할 것이고 아이의 무드에 젖어 부모도 훌쩍대면 코미디 연출이다.
스태프와 먼저 예기한다
캠프가 끝나기도 전에 향수병에 걸린 아이를 픽업하러 가서 무슨 비상시국이라도 만난 듯이 아이에게로 돌진하면 아이는 다시 자기연민에 빠져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하게 된다. 부모부터 냉정을 찾고 먼저 스태프에게 양해를 구한 다음 아이에게로 가서 짐과 아이를 챙겨 데리고 나와야 한다. 스태프들은 이런 광경을 이미 여러 번 목격하기도 하고 경험하기도 해서 익숙하다. 아이는 인생이 앓는 이처럼 아파오는 유년시절의 한 갈피를 지나고 있는 것이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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