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당신은 어떤 부모? 헬리콥터형 인공위성형

2007-07-09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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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로 알아보는 학부모 유형

자녀의 대학진학, 부모가 어디까지 관여해야 하는 걸까? 한국 강남에서는 “아빠의 경제력과 엄마의 정보력이 자녀의 대학진학을 결정한다”며 자녀들을 특정학원에 등록시키기 위해 열을 올리는 부모들이 있는가 하면 이곳에선 “난 당체 돌아가는 사정을 알 수가 없다”며 팔짱만 끼고 있는 부모도 있다. 상공에서 자녀 주위를 빙빙 돌다가 문제가 생길 때마다 낮게 가라앉아서 간섭하고 조정하는 ‘헬리콥터 부모’가 있고 자녀가 장거리 전화를 해도 닿을 수 없는 ‘인공위성 부모?’도 있다. 어느 쪽이 바람직한지 퀴즈를 풀어보기로 하자. 물론 교육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정답은 C이다.

자녀 의사와 상관없이 시시콜콜 간섭
“진학은 네가 알아서 해라” 방임형도
강요 아닌 조언하는 스타일 ‘최고’


1. 고교생 자녀와 학교진학 담당 카운슬러가 진학 가능한 대학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미팅을 가지기로 했다. 물론 부모도 초청됐다. 이때 부모의 반응은?
A. 자녀의 이력서와 활동상황을 담은 DVD를 만들어 카운슬러에게 건넨다. 그리고 자녀가 가고 싶은 수퍼 엘리트 학교 명단을 작성해서 건넨다. 카운슬러의 일거리를 많이 줄여준 것 아닌가?
B. 미팅 참석 자체를 안한다. 고교생이면 충분히 성숙했고 이 정도의 결정은 부모 없이 할 수 있어야 한다.
C. RSVP를 하고 미팅에 참석해서 카운슬러의 말을 경청한다. 중간 톤의 목소리로 의견을 말하되 부모의 의견이 아닌 자녀의 의견을 말한다.

2. 고교생 자녀가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자신의 성적에 맞는 대학을 골라 리스트를 정해서 부모에게 보여줬을 때.
A. “아이비리그에 못 간다는 말은 하지도 말아라! 이런 대학은 내게 어울리지 않아”라고 언성을 높인다.
B. 시큰둥하게 “모든 브로셔가 내겐 다 똑같아 보이네, 어딜 가나 다 그게 그거지 뭐.”
C. 명성에 의해 판단하지 않고 자신의 관심사와 성적에 맞는 대학을 골랐다니 세심하게 살펴보고 인상적이라고 말해준다.

3. 캠퍼스를 방문할 시간이다. 부모의 역할은?
A. 일정을 빡빡하게 짜서 한 캠퍼스라도 더 둘러보고 아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은 입학사정관에게 찾아가서 직접 해보고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무엇일지 빼곡히 직접 노트한다.
B. 주말에 골프게임을 놓칠까봐 캠퍼스 투어 같은 것은 동행하지 않는다.
C. 자녀가 원하면 동행하지만 부모는 주로 듣고 자녀가 말하게 한다. 질문이 있어도 자녀가 직접 사정관에게 하도록 하고 노트에 기록하는 것도 자녀의 몫으로 남겨둔다.

HSPACE=5


4. 주니어에 들어갔다. SAT/ACT를 치러야 하는데 부모의 역할은 ?
A. 불처럼 끊임없이 마음을 태우는 염려가 사라지지 않는다. 중학교 시절부터 학원에 보내 준비를 시켰는데 그래도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다시 튜더를 동원해야 할까?
B. 괘념치 않는다. 학교란 원래 시험의 연속이지 않은가? 다른 시험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C. 자녀와 함께 가고자 하는 대학과 그 쪽에서 원하는 수준에 이르려면 어떤 점수를 맞아야 하는지 상의한다. 혼자 공부할 것인지, 학원에 갈 것인지, 그룹스터디를 할 것인지 개인교사가 필요한지 자녀에게 물어본다.

5. 지원서 제출이 임박했다. 자녀가 작성한 에세이를 부모에게 보여줬다. 반응은?
A. 연극무대에 서고 싶다는 자녀의 에세이를 전면 다시 쓴다. 장래 희망은 너싱홈 운영자라고.
B. “네가 쓴 것이 최종적인 것이다”라고 말한다.
C. 우선 에세이 작성을 끝낸 것을 축하해주고 검토 해봐도 되겠느냐고 자녀의 의견을 물어본다. 사정관들은 남이 써준 에세이 식별에 능하고 또 그런 에세이는 거절의 대상이 된다는 말을 들었다. 수정이나 조언정도에서 그친다.

6. 안정권 대학에서는 Yes가 왔으나 도전권 대학에서는 No가 왔다. 제일 가고 싶은 대학에서는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다. 부모의 역할은?
A. 자녀를 실망시킬 수 없다. 대학들이 미쳤지. 내 아이를 몰라보다니. 대기자 명단 대학의 전 스태프들에게 전화를 걸어 내 아이가 얼마나 영리하며 장차 학교에 영광을 가져다 줄 인물임을 강조해 놓는다.
B. 원한다고 다 되는 줄 아니? 거부에도 익숙해 져야지! 그게 인생이란다.
C. 자녀의 실망과 좌절을 보듬어 주고 그래도 옵션이 남아있음을 지적해 준다. 여기에서 인생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며 노력하는 한 좋은 열매는 반드시 열린다고 긍정적으로 말해준다.
학부모의 유형


7. 각 대학에서 재정보조 패키지가 왔다.
A. 돈만 내면 다 갈 수 있는 거지. 네가 아니라 우리(부모)가 선택할 게.
B. 어느 대학이 가장 싸냐? 베케이션 홈 팔고 싶지 않거든?
C. 같이 살펴보면서 각 대학의 재정보조에 대한 장단점을 짚어본다.

8. 자녀를 처음 기숙사에 놓고 떠나온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A. 자녀대학 근처로 이사 간다. 멀리 떨어뜨려 놓고는 살 수 없다.
B. 잘됐다. 아이 방을 덴으로 바꾼다.
C. 칼리지 세메스터는 고교보다 짧다. 추수감사절, 방학, 연휴 등을 합하면 집에 와있는 시간이 꽤 된다. 원할 때는 언제든지 제방을 다시 쓸 수 있도록 정돈한다.

9. 대학에 가긴 갔는데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줄창 셀폰으로 연락해 오니까.
A. 매일 아침 전화로 깨운다. 그리고 e-메일로 프로젝트를 도와주고 새 옷은 어떤 것으로 사야 하는지 웹사이트를 찾아서 알려준다.
B. 눈에 안 보이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거지 뭐. 뭘 하던 관심 없다.
C. 셀폰이나 e-메일로 일주일에 한번 정도 연락한다. 주로 집이나 캠퍼스에서 생긴 일이 이야기 거리가 된다.

10. 자녀의 전화 목소리가 우울한데…
A. 문제 해결을 위해 당장 날아간다. 전학을 시켜야 할지도 모르니까.
B. 집 떠나길 원한 건 너니까 네가 알아서 해야지.
C.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두고 기다린다. 만약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질병이 발견됐거나 알콜 문제가 연루되었다면 레지던트 어드바이저에게 연락해서 문의해 본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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