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장사, 손놓고 있어요 ”

2007-06-30 (토)
크게 작게

▶ 캐나다 라인 공사로 캠비가 일대 상가 매출 급감

▶ 한인업주 대책 문의에 시청에서는“나 몰라라”핀잔만

지난해 이맘 때 같으면 점심 시간으로 한창 바쁠 때이지만 180석이 넘는 ‘토요스시(한인경영:이양순)’ 식당에는 정말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영업중(오픈)’이라는 네온사인이 무색할 만큼 실내는 텅텅 비어 있었다.
동계올림픽을 대비하여‘캐나다 라인’이 건설되고 있는 캠비 스트릿 주변 상가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캠비 다리에 진입하는 목에 자리잡은 ‘토요 스시’는 2006년 1월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만 해도 영업이 그런 대로 잘되었었다. 그러나 올해 초 지하철 공사를 시작하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기 시작했다. 지금은 공사 전과 비교하면 매출이 70퍼센트 가량 뚝 떨어 진 상태.
주인 이씨는 “단골 손님이 잊지 않고 찾아 주어 그나마 다행”이라며 닫힌 말문을 열었다.
이 식당을 찾아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기자가 취재를 위해서 다운타운 방향에서 캠비 다리에 진입하여 다리 끝(웨스트 6가 )에 위치한‘토요 스시’까지 가는 데 공사로 인한 정체로 차로 25분 정도가 걸렸다. 이 다리 구간은 공사가 없다면 불과 25초도 안 걸릴 짧은 거리이다.
그러나 영업장애는 여기에 끝나지 않았다. 다리를 간신히 통과한 후 ‘토요 스시’방향으로 우회전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도록 차단되어있었다. 할 수 없이 차를 인근 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서 찾아가자 출입구 바로 옆이 공사를 위해 파 놓은 커다란 웅덩이가 있어 위험스럽기 짝이 없었다. 이런 곳에서 영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이씨는 이러한 사정을 들어 주인에게 렌트 감면을 요청했으나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또 이씨는 시청에도 대책이 없는 지 문의했으나 공사가 끝나면 장사가 더 잘될 것인데 무슨 걱정이냐는 핀잔만 들었다고 한다. 올해 11월 경 공사가 끝날 예정이기는 하나 내년 1월 리스 재계약을 앞두고 있어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라고 이씨는 설명했다.
한편 지역구 야당인 신민당 주의원이 이씨를 비롯한 캠비 주변의 소규모 상인들의 어려운 사정에 발을 벗고 나섰다. 그레고 로버트슨 주의원(밴쿠버-페어뷰)은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재산세 해당 부분만큼 지원금을 주고 긴급 비상 사태에 해당하는 무이자 융자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지난달에 주 의회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자유당 정부에서 이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는 이유 등을 들며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잘 못된 것이다. 현재 미국 시애틀의 경우 캠비 지역의 공사 규모가 비슷한 수준인 경우에 5천만 달러의 별도의 자금을 조성하여 공사로 인해 피해를 보는 소규모 상인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일형기자

캐나다 라인 공사장 안전 철망으로 둘러싸인 식당모습. /밴쿠버
식당으로 가는 유일한 입구. 인근상가는 대부분 문을 닫고 있다. /밴쿠버
식당앞에 깊게 파인 웅덩이/밴쿠버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