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오고 싶은 사람 많다

2007-06-20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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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30대 젊은층, 주거·교육환경 우위 판단

시카고도 관심 높아, 적극 홍보 필요


직장내 더 나은 지위 확보와 더 좋은 자녀 교육 등을 위해 한국 사회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시카고를 비롯해 미주 한인 커뮤니티로 이주를 원하는 20, 30대가 늘고 있다.


외국계 제약회사에서 영업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정태(35)씨는 간호사인 아내 엄수민(29)씨와 한 살 된 딸이 있는데 요즘 심각하게 미국행을 고려하고 있다. 그에게는 숨 막힐 듯한 직장 생활에 대한 스트레스는 물론이고 미국에서 공부하고 싶었던 꿈에 대한 미련이 아직 남아있어 간호사인 아내를 통해 시카고나 뉴욕으로 취업이민을 갈 수 있는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한국의 한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성현수(33)씨도 회계사인 아내와 함께 이모가 거주하는 시카고에 이민을 와서 비즈니스를 창업할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중이다. 바이오 산업체에서 일하는 김윤지(29)씨는 직장내 경쟁이 너무 치열해 미국으로의 이직이나 박사학위를 얻기 위한 유학을 고려하고 있다.

이렇듯 20, 30대가 한국을 떠나고 싶어하는 이유는 먼저 간판과 학력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뛰어난 인재들이 그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대기업이나 공기업 입사와 승진, 고시 합격 등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창의력을 발휘해 타인과의 경쟁을 즐기며 실력을 키워나가는 가운데 그 능력을 인정받아 지위가 향상되는 것이 아니라 남을 죽여야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적자 생존의 사회 구조가 낳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못지 않게 자녀 교육에 대한 중압감도 크다. 항공사 조종사인 허정수(36)씨는 “딸을 영어 유치원에서 한 달 간 교육시키는데 드는 비용이 백만원 인데 남들이 시키니 안 시킬 수도 없고 차라리 이 비용이면 미국으로 조기 유학을 보내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영어 실력이 입학, 취업, 승진의 중요한 척도가 된지 오래고 어학연수나 관광을 통해 직접 체험해 본 것은 물론 영화나 드라마 등으로도 익숙해진 미국행을 꿈꾼다 한들, 유학이 아니라 미국에 와서 먹고 살기 위한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먼저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투자(E-2)비자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특히 시카고는 LA나 뉴욕에 비해 한국의 비즈니스의 흐름이 전달되는 속도가 늦어, 최신 인기 아이템을 적용해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높고 대형 한인 상가 건립 계획도 많아서 투자처도 비교적 많다는 이점이 있다.

취업을 생각한다면 취업(H1B)비자를 얻기 위한 시간 계획을 잘 세울 필요가 있다. 매년 4월 취업비자 접수가 시작돼 10월에 승인 여부가 결정되는데 올해 같은 경우 접수 첫날 쿼타가 바닥날 정도였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시카고의 어학원이나 커뮤니티 칼리지에 한 학기 정도를 등록하고 영어나 관심 있는 과목을 공부하며 한인 커뮤니티나 현지 사회의 언론매체를 통해 취업비자를 스폰서해 줄 만한 한인 기업체나 미국 회사를 찾아보다가 4월 이전에 입사 지원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시카고 한인 커뮤니티의 경우 건실한 한인 중견 기업이 많은데 비해 새로 유입되는 한인 인구가 많지 않은 만큼 최대 반 년 정도의 시간적 여유를 두고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좋다.

시카고에 더 많은 한인 인구를 끌어들이려면 창업 및 취업 컨설팅 업체가 설립돼 희망자들에게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전달할 필요도 있다. 또한 시카고 한인 웹사이트가 더욱 개설돼 취업 자료를 한국에 곧바로 알릴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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