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들 영어학습에 소홀 경향

2007-06-12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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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통하면 일상생활, 비즈니스에도 큰 지장

한인 이민자들의 영어 학습의 중요성이 새삼 대두되고 있다. 언어 능력은 이국 생활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필수적인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의 경우 이를 소홀히 한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인 학생들이 다수 등록하고 있는 일부 ESL 교육기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학생이나, 학교로 돌아가기전 언어 능력을 다지기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은 많지만 순수 이민생활을 위해 영어를 배우는 한인들의 수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카고의 일은 아니지만 지난 6일 댈러스 트리니티 강에서 사체로 발견된 한인 김영환ㆍ김숙연씨 부부(본보 6월8일자 1면 보도)의 경우도 영어가 서툴러 911 교환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이 비극의 원인이었다는 분석이다. 이 사고에 대해 다수의 한인들은 ‘빠듯한 일상에 영어를 공부할 시간도 없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과 함께 ‘그래도 조금만 영어를 할 수 있었다면 목숨을 잃는 것만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한인 이민자들이 영어 공부를 소홀히 하는 이유로는 ‘공부 보다는 취직, 또는 사업 운영을 통해 생활의 기반을 다지는 것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 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시카고나 LA, 뉴욕 등 한인 인구가 많은 지역은 영어를 별로 하지 않아도 생활에는 별로 지장이 없다는 점 역시 또 다른 배경이 되고 있다. 그러나 굳이 김씨 부부의 일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영어가 부족해서 손해를 보는 일은 얼마든지 겪을 수 있는 만큼 우선은 어느 정도의 영어 능력은 배양해 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유태인 커뮤니티의 경우 한 유태인 이민자가 도착했을 때 커뮤니티 차원에서 돈을 들여 영어를 배우게 하고, 학교에 다니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으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RT 영어교육기관의 강희숙 한국부 담당 디렉터는 현장 감각으로 볼 때 특히 한인 이민자들은 영어 학습에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공부를 위해 학비를 투자하는 것 보다는 우선 돈을 버는 것을 우선시 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궁극적으로 영어가 되지 않으면 사업을 확장 시키거나,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기는데도 한계가 있다는 부분을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하다못해 백화점에서 종업원에게 부당한 대우를 당했을 때, 억울하게 교통위반 티켓을 떼였을 때 등 영어를 못해서 그냥 삼켜야 되는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꼭 대학, 대학원 진학 등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생활을 위해 영어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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