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아일랜드 제리코 학군에 최근 한인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인학생이 다수 재학하는 대표적인 롱아일랜드 학군임에도 그간 한인학부모회 활동이 전무했던 이 지역에 학군 사무실이 먼저 지역한인들에게 손을 내밀기 시작한 것이다. 그간 교육에 대한 한인들의 열정을 높이 평가해 온 학군 사무실이 차츰 한국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달 26~28일까지 학군내 초·중·고교에 근무하는 타민족 교사들을 초청, 하루 5시간씩 3일 연속 한국강좌를 열기로 했다.
이미 프로그램을 신청한 교사들이 정원을 초과하면서 인기를 끌자 학군 사무실은 오는 7월2일과 3일 양일간 종일 프로그램으로 또 한 차례 한국강좌를 마련하기로 한 상태다. 학군 사무실이 먼저 계획하고 지역한인들에게 협조를 요청하면서 한인학부모들도 적극적으로 가담, 강좌 마지막 날인 28일에는 가야금과 부채춤으로 꾸민 소박한 한국전통공연과 한국을 소개하는 DVD 상영 및 붓글씨로 타민족 교사들의 이름을 써주고 한국음식도 대접할 계획이다.
한국강좌는 물론, 그간 학군이 어떠한 특정 민족에 대해서도 이처럼 교사대상 특별강좌를 마련한 적이 없었고 학군이 한인사회에 먼저 손짓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일로 여겨진다. 불과 두 달 전 제리코 학군내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한인학부모회가 처음 결성된데 이어 중학교도 오는 9월 가을학기에 맞춰 공식 결성을 앞두고 있어 한인학부모들은 이번 타민족 교사 대상 한국강좌를 기회 삼아 한인학부모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다.
제리코 잭슨 초등학교 한인학부모회 제니퍼 한 대표는 “유대인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제리코 학군의 지역적 특성상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사실 그간 한인학생에 대한 학교의 차별을 느낄 때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 부쩍 한인들을 바라보는 눈이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한국강좌에는 한인학부모들을 초청, 학군내 교사들과 마주 앉아 서로에게 바라는 점이나 교육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마련된다. 한인학부모들은 그간 서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나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한국강좌의 강사로는 로즐린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한인 재클린 강 교사와 10년간 한국생활 경험이 있는 미국인 교사가 초청된 상태다. 제리코 학군은 롱아일랜드지역에서 이미 한인학부모회 활동이 활발한 사요셋, 맨하셋, 헤릭스 학군에 이어 네 번째로 만들어진 한인학부모 조직으로 앞으로 사요셋 학군처럼 지역 공립도서관에 한국도서와 한국 신문을 비치하고 한국을 소개하는 다양한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학군내 한인학생과 학부모들의 화합과 단결을 목표로 이달 22일에는 초등학교 한인학부모회 야유회가 열릴 예정이며 오는 8월에는 중학교 입학을 앞둔 한인 예비 신입생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아 서로의 벽을 허무는 특별 야유회도 계획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a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