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름방학이 싫다 싫어!”

2007-06-06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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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친척 자녀 어학연수 맡은 한인들‘생고생’

여름방학이 다가오자 먼덜라인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작년의 악몽이 되살아 나 걱정이 앞선다.
한국에서 식지 않는 영어열풍으로 지난해 어학연수를 왔던 초등학교 3학년 조카가 다시 미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한국에 거주하는 여동생의 간절한 전화에 거절할 수 없어 승낙한 것이 남편과의 부부싸움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조카는 어린 나이에 부모와 처음 떨어지다 보니 매일 밤 혼자 울어 남편을 비롯한 식구들이 조카를‘상전’으로 모셨던 기억으로 남편의 반대는 대단하다.
김씨는“본토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싶은 여동생의 마음이 이해돼 허락은 했지만 작년의 기억으로 남편의 반대가 심해 걱정”이라며“일단 방문을 허락한 상태라 조카가 작년의 경험도 있고 나이도 한살 더 먹었으니 작년과는 성격이 많이 달라졌기를 기대할 뿐”이라고 한숨 쉬었다. 김씨의 남편은“처조카가 머무는 동안 현장학습이라는 것 때문에 시카고 일원의 박물관과 미술관 등을 방문하느라 매 주말 쉬지도 못했다. 자식 일이라 혹시라도 한국에 있는 처형이 섭섭해 할까봐 주중뿐만 아니라 주중‘운전 대기조’로 여름을 망쳤던 기억이 난다”라며“부부가 함께 일하는 이민생활에서 미성년자를 데리고 있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더욱이 미국에서는 가디언이 늘 미성년자와 함께 있어야 하는데 한국에 있는 친척들은 이것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짧은 시간동안 미국을 방문한다 하더라도 영어능력이 향상되는 것도 아니고, 이제는 한국의 친척들이 미국에 거주하는 친척들에게 달랑 자신들의 자녀들만 보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데스 플레인스에 거주하는 성모씨는“지금은 타주의 명문 대학에 진학할 정도로 잘 컸지만 당시 고등학교 1학년 이었던 남편 조카가 미국으로 조기유학 왔을 때 모든 가족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여자 아이라 밤늦게 들어오거나 남자친구가 생겼을 때는 혹시라도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원망을 들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었다. 같은 핏줄이지만 친자식이 아닌 미성년자를 함께 있는 것은‘모시고 있는 것’이지‘데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고개를 흔들었다. <임명환 기자>

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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