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반짝이는 순수 에세이스트의 감성

2007-05-1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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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물고기
황시내 지음 / 휴먼앤북스 펴냄

황동규 시인을 모르는 이는 더러 있어도 소설가 황순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릴적 교과서 속의 단편소설 ‘소나기’는 아직도 우리 가슴에 아스라한 첫사랑의 추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 소설가 황순원의 손녀이자 시인 황동규의 딸인 황시내가 산문집 ‘황금물고기’를 들고 우리 앞에 나타났다.
서울음대 작곡과를 졸업한 필자는 독일 하이델베르크-만하임 국립음대, 마르부르크 대학, 미국 테네시 대학에서 작곡과 음악학, 미술사를 공부했다.
책은 세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주로 독일유학시절에 쓴 글들로써 가난하고 고단했지만 젊음으로 빛나던 나날이 마치 다다르지 못한 열망의 상징인 황금물고기처럼 그려져있다.
2부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한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음악 전문가로서 독자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귀중한 얘기가 가득차 있다. 3부는 미국 시카고 생활을 중심으로 살면서 느낀 얘기들, 과거의 추억들이 담겨져 있다.
책에 삽입된 그림은 그녀가 직접 그린 것으로, 상당한 수준의 실력을 자랑함을 알 수 있다.
음악과 미술, 그리고 문학까지 아우르는 이 다재다능한 작가의 출현은 순수 에세이스트의 기근에 시달리는 한국 문학계의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작곡과 음악학, 그리고 미술사를 공부한 필자의 출현으로 정통 클래식을 이야기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필자가 탄생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형열> 알라딘유에스 대표 (www.aladdin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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