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저지 일원의 유일한 비걸 팀원을 둔 ‘얘프’ 소속 청소년 브레이크댄서들이 오는 28일 열리는 ‘유스 갤러리아’에서 한인 청소년 댄서들의 배틀 도전을 기다리며 한껏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욕.뉴저지 한인 여중.고교생 주축 활동 활발
“우리는 비걸(B-Girl)입니다!”
세계를 주름잡는 한국의 브레이크댄서 ‘비보이(B-Boy)’들이 지구촌 히트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뉴욕 한인사회에도 ‘비보이’에 이어 드디어 ‘비걸’들이 등장했다. 비보이는 브레이크댄스를 추는 남자춤꾼을, 비걸은 여자춤꾼을 일컫는다.
현재 뉴욕과 뉴저지에서 중·고교생으로 주축으로 구성돼 활동 중인 브레이크댄스팀은 손으로 꼽을 정도. 이중 플러싱의 ‘얘프(YAFF)’는 비보이는 물론, 여간해서는 뉴욕에서 찾기 쉽지 않은 비걸들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팀이다. 대다수 팀이 비보이로 구성돼 있고 여성멤버가 있어도 브레이크댄스보다는 몸의 관절꺾기를 특징으로 하는 일명 ‘팝핀’을 주로 추기 때문이다.
얘프 소속 비걸들의 브레이크댄스 경력은 길게는 3~4년에서 짧게는 1년 미만. 경력 3년의 김선경(시티칼리지 1학년)양은 “비걸들은 ‘여자니까 여기까지만 해도 OK’라는 말이 가장 듣기 싫다”며 “여자의 한계를 잊고 격렬하게 춤을 추면 출수록 스트레스가 해소되면서 날아갈 듯 개운해진다”고 비걸 예찬론을 펼쳤다.
이선아(프랜시스루이스 고교 10학년)양과 민소영(롱우드 고교 12학년)양은 “예전에는 집에서 꼼짝도 안했는데 이제는 팔굽혀펴기와 윗몸 일으키기까지 자발적으로 운동까지 열심히 하니 가족들이 무척 놀라워 할 정도가 됐다”고. 무엇보다 비걸들은 하나같이 춤을 배우기 전과 후에 가장 크게 달라진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자신감’을 꼽았다. 신주리(플러싱 고교 9학년)양과 백세미(JHS 189 중학교 8학년)양은 “자신감이 생기면서 모든 일에 적극적이 되고 힘들었던 공부도 억지로 끌려가지 않고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게다가 몸의 군살까지 저절로 빠져 몸의 형태가 잡히는 것도 여학생에게는 장점이라면 장점이라고.
하지만 누구나 얘프의 비걸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얘프의 비보이나 비걸 팀원이 되려면 술·담배·마약은 절대 금물이고 학교 성적도 85점 이상이어야 한다. 4회 이상 이유 없이 연습에 빠지거나 지각해도 팀원 자격을 상실하는 등 나름대로 엄격한 규율을 적용하고 있다. 얘프를 이끌고 있는 이기쁨(FIT 2학년)군은 “브레이크댄스는 남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하면 표절로 간주되는 창조의 예술이다. 기본기를 바탕으로 자기 자신을 표현해내는 창조의 수단인 브레이크댄스는 청소년들에게 있어 건전한 스트레스 돌파구”라며 브레이크댄서를 불량아로 취급하는 어른들의 잘못된 편견을 꼬집었다.
얘프 팀원들은 “지구촌 세계인들이 태극기를 들고 열렬히 환호하는 대상은 한국의 정치인이나 연예인도 아닌 오직 한국의 비보이&비걸들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얘프의 꿈이자 목표는 미 전국 투어. 이에 앞서 뉴욕·뉴저지의 한인 브레이크댄서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배틀 경기도 펼치길 원한다. 오는 28일 오후 2시부터 유스&패밀리 포커스 주최, 뉴욕한국일보 특별후원으로 플러싱 열린공간에서 열리는 ‘제1회 유스 갤러리아’를 첫 번째 배틀 무대 삼아 뉴욕 일원 댄서들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플러싱 큰샘교회(153가와 34애비뉴 코너)에서 정기 연습하는 얘프는 브레이크댄스를 배우기 원하는 일반 한인 청소년들에게도 주말 연습장을 개방한다. 누구든지 와서 즐기다 갈 수 있으며 브레이크댄스의 기본기도 무료 전수한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A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