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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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0달러짜리‘시장 바구니’

2007-05-0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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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명 패션 디자이너들
친환경 고가제품 속속 출시

최고급 패션의 옷을 입은 시장바구니 시대가 열렸다. 가격이 무려 960달러짜리까지 등장하게 된 것.
수퍼마켓 등지에서 사용해 오던 1회용 플래스틱 백이나 종이 백이 환경을 해치거나 공해를 유발시킨다며 전 세계적인 사용금지 캠페인이 벌어지는 것이 배경이 됐다. 시장바구니로 전통적인 천가방 등이 등장하면서 이들도 고급 패션 물결을 타게 됐다는 것이다.
먼저 최고급 패션 브랜드 허미스가 960달러짜리 샤핑백을 선보였다. 고급 샤핑백 선두주자는 유럽의 패션계였으나 올 여름에는 그 열풍이 미국 전체를 휩쓸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탈리안 디자이너 콘수엘로 카스티크리오니가 제작한 그로서리 백이 848달러로 진열대에 올라있으며 스텔라 맥카트니가 야심작으로 내놓는 오개닉 면 가방이 오는 6월부터 495달러 가격표로 달고 멋쟁이 아줌마들을 공략할 예정이다.
그다지 비싸지 않은 시장바구니도 최근의 친환경 분위기 때문에 대박을 터뜨리며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영국의 핸드백 디자이너 아냐 힌드마치가 재활용품으로 내놓은 ‘난 플래스틱 백이 아니에요(I’m NOT a Plastic Bag) 제품이 인터넷 경매 사이트 e-베이에서 원래가격의 10배가 넘는 값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며 팔리고 있다.
트레이더 조스가 쇼핑객들을 위해 최근 팔기 시작한 밝은 청색과 녹색 폴린프로플린 수퍼마켓용 1달러99센트짜리 시장백도 날개 돋친 듯 나가고 있다. 4달러99센트 치코백도 인기다.
1회용 샤핑백 등의 유해성이 지적되면서 ‘시장바구니 들고 다니기’라는 전통이 되살아났고 패션계는 ‘이왕 들고 다녀야 되는 백도 차별화 하자’는 마케팅 전략을 시작했고 들어 먹히게 된 것. 핸드백에 지갑사이즈로 접어서 넣고 다니다가 필요한 때 가볍고도 많은 것을 담을 수 있게 펼쳐지며 그 자체로도 사람들의 눈을 끌어 모으는 멋들어진 분위기가 연출된다는 컨셉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올해 초 전국 대도시로서는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고 플래스틱 그로서리 백 사용을 전면 금지시켰고 보스턴에서부터 버클리까지의 여러 도시들도 그 후 비슷한 조례를 통과시키면서 고조되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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