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한인가정 여론조사
평균 3개 학원에 830~1,130달러 지출
오전 7시 기상 후 8시까지 등교. 오후 2시45분 하교하면 방과후 학교에서 오후 6시까지 보충수업. 오후 7시15분까지는 주 2회 영어 특별과외. 오후 8시30분에 귀가한 뒤 9시부터 시작한 숙제를 마치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언제나 오후 11시.
사당오락을 논하던 시절의 대입 수험생이 아닌 현재 뉴욕에 살고 있는 올해 7세 초등학교 1학년 욱철이의 하루 일과다. 뿐만 아니라 매주 피아노 레슨과 주산 학원을 각 1회씩, 이외 태권도장도 주 2회씩 찾고 있다.
욱철이 부모가 한 달 평균 아들의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총액은 1,100달러. 올 가을 둘째가 프리킨더가튼에 입학하면 앞으로 지출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어 부부는 요즘 걱정부터 앞선다.
게다가 요즘처럼 개솔린 가격에서부터 수도세와 각종 생필품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물가가 오를 때면 더더욱 막막한 심정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가정의 70%는 자녀가 원한다면 부담이 되더라도 더 많은 사교육비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끌고 있다. 일부는 크레딧 카드 부채도 마다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본보가 뉴욕시내 거주하는 한인가정 10가구를 무작위로 선정해 자녀 사교육비 지출 부담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로 나머지 20%는 자녀가 정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다른 사교육비를 끊고 교체하는 방식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조사 결과, 한인가정이 자녀 일인당 한 달 평균 지출하는 사교육비는 적게는 830달러에서 많게는 1,130달러로 집계됐다. 지출액 산출은 주 5일 방과후 학교(평균 $500), 음악학원 한 곳(평균 $180), 운동 한 종목(평균 $150)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한인 가정은 방과후 학교 이외 ‘음악학원 두 곳+운동 한 종목’ 내지는 ‘운동 두 종목+음악학원 한 곳’ 등 자녀에게 최소 3가지의 학원 레슨을 시키고 있었다.
특히 수영은 기본 레슨비 이외에도 약 150달러 안팎의 연 회비를 별도 납부해야 하고 태권도는 도복 구입비를 비롯, 띠를 하나 딸 때마다 10달러 정도의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한다.
여학생들의 발레 강습도 등록비, 연습용 옷과 발레슈즈 및 타이즈 구입비에서부터 발표회 때마다 최소 2벌의 발레복을 매번 별도 구입해야 하는 등 기본 레슨비 이외 추가비용 부담이 많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라 할 수 있다.이외 여름방학 동안 7~8주 과정의 서머스쿨 비용도 적게는 1,000달러 안팎에서 많게는 2,000달러까지 지출되고 학기 중 1주간의 중간방학이라도 있을 때면 100~200달러까지 추가 지출도 감수해야 한다고. 한인가정의 자녀 사교육비 지출에 있어 특이할 점은 자녀가 어릴수록 지출비용이 크다는 사실.
플러싱의 최경은씨는 “큰 아들(10학년)만 키울 때는 몰랐는데 요즘 7년 터울의 작은 아이(3학년) 사교육비 지출이 큰 아이보다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3학년 딸아이를 둔 정미정씨도 “흡수력이 빠른 어릴 때 가능한 많은 것을 접하게 하고 싶다. 일단 골고루 다양한 분야의 기초를 익히게 할 생각이지만 아이가 크면 다니는 학원 수를 줄일 계획”이라고. 1학년인 딸아이와 4세 아들을 둔 김철원씨는 “예체능 꿈나무로 키울 생각은 아니지만 요즘은 보통 악기 2개와 운동 2종목씩은 기본으로 자녀에게 가르치는 가정이 많다며 사교육비 부담
도 크지만 아직 어린 아이 둘의 대학 학자금 마련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현재로써는 그저 아이들이 대학에서 전액 장학금이라도 받아오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며 갑갑한 심정을 털어놔 한인 가정의 현주소를 엿보게 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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