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간의 오묘한 정신작용 들여다 보기

2007-05-0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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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다큐멘터리‘마음’

방송국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책을 내면 대개 내용이 매우 충실한 경우가 많다. 그만큼 체계적으로 기획된데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동원되어 집필하기 때문에 쉬우면서도 내용이 알찬 책이 많이 나온다.
‘생로병사의 비밀’, ‘비타민’,’위대한 밥상’등과 같은 책들이 바로 그러하다. 하지만 책과 방송 프로그램 어느 쪽이 더 나은가를 물어보면 각각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1년여의 준비 기간과 8억여 원의 제작비를 투여한 KBS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마음’은 최초로 마음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실용적 코드로 접근해 화제가 되었다. 마음이라는 형이상학적인 실체를 설명하기 위해 심리학, 정신분석학, 뇌과학, 신경학 등을 이용하였으며, 마음 다스림을 통해 삶의 변화를 일으키는 수많은 사례들을 바탕으로 평안과 행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TV방송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으므로 보이지 않는 실체인 ‘마음’에 대한 내용을 시각화하는 데는 역시 한계가 많아 보였다. 이런 점에서 KBS에서 만든 다큐멘터리 ‘마음’의 경우는 단연코 책이 더 낫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책은 꼭 필요한 경우 사진을 보여주고 모든 내용을 언어로 쉽게 풀어놓아 한결 체계적인데다 시간의 제약상 미처 방송에 소개되지 못한 다양한 자료들을 함께 모아 놓았기 때문이다. 버지니아텍 총기 난사 사건으로 무엇이 사람을 악마로 만드는가 하는데 궁금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이형열>
알라딘 유에스 대표 www.aladdin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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