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생활 속의 한국법 - 미움 받는 자식도 상속받을 권리

2007-05-04 (금)
크게 작게
아무리 미움 받는 자식도
상속받을 권리 -유류분제도

<문> 오렌지카운티에 사는 K씨는 최근 한국에 계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20년전 아버지와 의절하고 연락을 끊고 지내던 K씨는 상을 치르기 위해 한국에 입국하였고 형으로부터 아버지의 유언장을 열람하게 되었습니다. 그 내용은 한국에 있는 아버지의 부동산과 예금등 재산 일체 시가 100억원 상당을 모두 큰아들인 형에게만 상속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과연 K씨는 아버지의 뜻대로 아무런 재산도 상속받을 수 없는 것일까요?

<답> 대한민국 헌법과 재산법은 개인의 재산처분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누구나 자신의 뜻대로 재산을 증여하거나 유증하는 자유를 가집니다. 따라서 부모가 자식들간에 상속비율을 정하는 것은 부모의 자유인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자유를 무제한 허용한다면 상속재산의 전부가 타인 혹은 특정 상속인에게 넘어가 상속인의 생활기반이 붕괴할 우려가 있고 특히 상속인이 노령의 생존배우자 이거나 미성숙한 자녀인 경우 부모가 사망한 날 이후부터 생활이 곤궁해지거나 생존권의 위협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부모의 재산이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상속인의 재산이 혼재해 있거나 상속인이 재산형성에 협력한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한국민법은 유류분제도를 둠으로써 개인의 재산처분의 자유와 상속인의 보호라는 양측면을 조화하고 있습니다.
유류분권이란 상속이 개시되면 일정한 범위의 상속인이 부모재산의 일정한 비율을 부모의 의사에 반하더라도 확보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유류분권을 가지는 자는 피상속인(부모)의 직계비속(자식들), 배우자(아내 혹은 남편), 직계존속(사망한 자의 부모 등), 형제자매등 법정상속권자이며 자식들과 아내 혹은 남편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부모와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을 상속받을 유류분 지분으로 인정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유류분은 비록 부모의 의사에 반하더라도 이를 거부할수 없도록 법이 보호하는 최소한의 상속보장분인 것입니다(민법 제1115조).
본 사안의 경우에도 비록 아버지가 둘째 아들 K씨에게 한푼도 줄수없다고 유언하였더라도 민법은 K씨의 법정상속분 50억원의 1/2인 25억원을 K씨에게 유류분으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213)383-3867

이세중 <변호사·법무법인 비전>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