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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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민, 애리조나로 간다

2007-04-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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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저렴하고 일자리 충분”

각광 받았던 네바다 제쳐
2004년에만 2만9천명 이주

하늘 높이 치솟는 집값과 물가, 혼잡한 주변 환경, 또 높은 실업률을 피해 네바다주로 향했던 탈 캘리포니아인들이 이제 네바다주를 지나 애리조나주까지 뻗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주를 탈출하던 가주인들은 1990년대에는 라스베가스가 중심이 된 네바다주에서 새 삶의 둥지를 틀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애리조나주로 더 많이 몰리는 추세가 2005년 세금보고서 분석 결과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2004년 한해 동안 애리조나 주에 재정착한 캘리포니아인들의 숫자가 같은 기간에 네바다주에 이주한 숫자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을 포함한 마리코파 카운티에 유입된 캘리포니아인들은 약 2만9,000여명(1만1375가구)으로 조사된 것. 이 수치는 그동안 가주 탈출인들의 메카로 자리 잡았던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로 이주한 캘리포니아인들의 수가 2만3,000여명(1만657가구)인 것과 비교하면 약 6,000여명이나 더 많은 것이다.
이같은 분석 결과는 캘리포니아 대도시에 살던 사람들이 값싼 지역을 찾아 동진하면서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와 네바다 등에 주저앉다가 이제는 네바다주도 지나 애리조나주 버크아이나 피닉스 지역을 최종 목적지로 선택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LA타임스는 애리조나주에 가주인 유입이 많아지는 이유를 무엇보다 집값이 현저하게 싸고 비즈니스 기회 등이 더 많은 것을 꼽고 있다. 라스베가스 지역의 중간 주택가격이 2003~2004 년에 무려 40%나 인상되어 네바다주 이주에 대한 메릿이 사라졌다는 것. 지난 2월의 중간가격을 보면 LA카운티는 52만8,000달러이고 라스베가스 인근은 30만달러, 피닉스 인근은 25만 3,000달러로 조사됐다.
LA타임스는 샌타바바라에 살던 카일 캄포스가 3년 전 가족과 함께 애리조나주 소노란 데저트에 재정착하여 꿈만 꾸던 넓은 자택을 구입하고 비즈니스도 시작한 스토리를 24일자로 보도했다. 캄포스의 뒤를 이어 동생과 파트너가 아내와 네 자녀와 함께 이사 왔으며 처갓집 식구가 이어 합류, 두 채의 주택을 사들였다. 지난해는 그의 어머니가 역시 뒤따라 와서 처음으로 자신의 집을 구입한 후 편안한 삶을 꾸리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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