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권 발급상황 여전히 “악몽”

2007-04-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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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신청자 숫자 전년대비 50%↑

▶ 신청자 줄 사무소 밖까지 진풍경

여권 발급상황이 여전히 호전되지 않는 가운데 신규 여권 취득자들에게는 여권취득 자체가 악몽처럼 다가오고 있다.
로워 메인랜드 전역에 있는 여권 발급 사무소에는 아침이 밝아오기 전부터 여권 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한 대기 줄이 서지며 해가 진 후에도 이 같은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발급 현장은 장시간 대기할 것을 대비해 일부 여권 신청자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두툼한 옷과 이불을 지참하기도 하고, 또 다른 신청자들은 앉아 있을 의자와 배고플 때 먹기 위한 간식거리, 줄서는데서 오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책을 갖고 오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일부 여권 신청자들은 줄지어 있는 가운데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도 하고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심지어는 여권을 신청하는 사람들끼리 이참에 모임을 만들자는 조크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권 발급 사무소 안팎에서 일고 있는 이 같은 진풍경은 캐나다의 여권 시스템이 새로운 미국 법률에 영향을 받아 아주 뒤틀린 상황에 있다.
미국 법률은 비행기를 이용해 미국에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들에게 여권소지를 지난 1월 23일부로 의무화 했기 때문이다.
지난 4개월 동안에 국내인 약 150만 명이 여권을 새로 발급 받았으며, 로워 메인랜드 에서도 지난 1월에 9300명이 여권을 발급 받았다.
여권 신청 현황을 보면, 작년 1월에 30만 2481명이 여권 신청서를 제출한 반면 올해 1월에 45만 7886명이 신청해 1년 새 51%가 증가했다.
이처럼 여권 발급신청자들의 대폭증가로 여권 발급 신청서를 빨리 제출하려는 신청자들은 여권 사무소가 문을 열기 수 시간 전부터 문 밖에서 대기하는 현상이 일상화되고 있다.
최근 결혼한 잭 짐모닉과 그의 파트너 서지오 페레즈는 여권 신청서를 접수하기 위해 오전 6시 30분 밴쿠버 여권 사무소에 도착했다. 학생들이 이들 부부는 짐모닉의 여권이 발급되는 데로 페레즈의 가족들을 찾아뵐 계획을 갖고 있다.
페레즈가 줄지어 서 있는 동안 짐모닉은 너무 이른 아침 일어난 탓으로 몰려오는 잠을 이기지 못해 인도에서 잠을 자야만 했다. 이들이 여권신청을 위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이른 아침에 나와 이처럼 줄지어 서 있어야 했던 게 처음은 아니다. 지난번 오전 9시 30분에 도착해 한 시간 가량 서 있다가 좀 더 이른 시간에 와서 신청해야겠다는 것을 깨닫고 돌아간 적이 있기 때문이다.
샘서 싱은 써리 여권 사무소에 오전 7시 도착했지만, 이미 앞줄에 200명 가량이 서 있었고, 오전 11시까지 일하러 가야하는데 오전 10시가 되어도 대기 자 숫자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데 난감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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