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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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한국법

2007-04-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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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불의사나 지불능력 없는
미변제 대여금은 사기죄 성립

<문> A는 한국에서 거액의 돈을 B에게 빌려주었다. B는 초기에 원금의 일부와 이자를 조금씩 변제하였으나 급격한 사업 환경의 악화로 인해 자금난을 겪게 되었고 이로 인해 A에게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게 되었다. 이에 A는 B를 상대로 민사소송뿐만 아니라 사기죄로 인한 형사고소를 하려고 한다. B는 민사적 책임뿐만 아니라 형사적으로도 사기죄의 처벌을 받아야 하는가? 만약 B가 원금이나 이자를 한 푼도 갚지 않은 경우라면 어떤 결과를 미칠까? 혹은 위 B가 A에게 돈을 빌릴 당시에 변제를 담보할 담보 능력이 없거나 향후 진행할 사업이 객관적 사업성이 없는 경우는 어떠할까?

<답> 우선 개인이 타인으로부터 돈을 빌린 후 이를 갚지 않는 행위는 민사적인 배상책임을 집니다. 채무자는 원금과 이자를 갚을 의무가 있으며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을 경우에는 소장부본 송달일로부터 연 20%의 법정이자가 가산됩니다. 채무불이행 행위가 형사적인 책임을 지는 가의 문제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돈을 안 갚는 행위가 사기죄에 해당하지 않고 기타 다른 형사책임을 지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위 사안의 첫 번째 예처럼 처음에는 갚을 의사가 있었고 갚을 능력도 있었으나 향후에 사업이 어려워져 어쩔 수 없이 돈을 갚지 않는 경우라면 이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채무자가 대여 당시 대여금에 대해 이를 갚을 의사가 없었거나 갚을 능력이 없었을 경우에는 이를 흔히 대여금 사기라고 하여서 사기죄로 처벌합니다. 그런데 보통 채무자가 대여 당시 지불의사가 있었는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주관적 인식 여부를 가리는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 판단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한국 법원은 보통 채무자가 원금의 일부나 이자를 갚은 경우에는 지불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따라서 B가 원금이나 이자를 한 푼도 갚지 않은 두 번째 사례의 경우에는 다른 사정을 고려해야겠지만 우선 법원은 지불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여금미변제 행위가 사기죄가 되기 위한 두 번째 요건 즉, 지불능력 유무를 판단하여 보면 보통 채무자가 대여 당시 담보를 제공한 경우에는 지불능력이 있다고 보아 사기죄가 불성립합니다. 그리고 대여금으로 진행하는 사업내용이 처음에는 사업성이 있었으나 사후의 외부적 요인으로 사업이 어려워져 돈을 갚지 못하는 경우에는 역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여 당시 채무자가 담보제공이 없었고 사업내용도 허황되거나 거짓된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213)383-3867

이세중 <변호사·법무법인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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