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에셀나무/ 매 보다 좋은 약

2007-03-08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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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렸을 때 매를 맞고 자랐습니다. 부모님은 저를 한 번도 때린 적이 없지만 선생님과 선배들에게는 좀 맞았습니다. 중학교 때 ‘대추 방망이’ 선생님에게 머리를 몇 차례 쥐어 박힌 기억이 납니다. ‘소머리’ 선생님에게는 슬리퍼로 등을 맞았습니다. 국문학자며 시인이었던 선생님으로부터는 봉 걸레로 여러 명이 함께 ‘타작’을 당했습니다. 40여 년 전 선생님들의 이름은 생각나지 않아도 별명은 똑똑히 기억납니다. 그런데 당시 몇 대 맞았다고 효과나타나지 않고 선생님에게 ‘맞을 짓’을 계속 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여성 단체가 자녀들에게 매를 대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들고 나오자 소아과 의사 저널지에서 2000명의 부모를 조사했습니다. 9%의 부모는 2-11살 사이의 자녀들에게 매를 때렸는데 이들 부모의 40%는 어릴 때 매를 맞고 자란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 비율은 예전에 비하면 상당히 적어졌습니다. 1975년부터 1985년까지 미국에서 3살 된 자녀에게 매를 대는 부모가 90%였습니다. 1988년에는 3분의 2가 넘는 부모들이 6살 아래의 자녀들에게 일주일 평균 3차례 이상 매를 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나 90년대 들면서 신체에 매를 대는 처벌은 급격히 줄어가고 있습니다. 이유는 효과적이지 못한데다가 부작용이 더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미국 소아과 학회의 로버트 머레이 박사는 매질로 인한 자녀 학대가 심하다고 지적합니다. 벤더빌트 대 어린이 병원의 샤리 바르킨 박사는 진실을 자녀들에게 가르치기 위한 매질보다 감정으로 학대하는 케이스가 많기에 익명으로 조사를 하여도 부모들이 이에 대한 공개를 꺼려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말합니다. 결국 매질하는 부모의 30% 정도는 매질의 효과가 별로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식을 학대했다는 죄책감에 사로 잡혀 있다고 합니다.


성경은 자녀에게 매를 대는 것을 허용합니다. ‘초달을 차마 못하는 자는 그 자식을 미워함이라, 자식을 사랑하는 자는 근실히 징계 하느니라’(잠 13:24). 그러나 초달이 신체에 대한 매질만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선지자 예레미야는 육신에 가하는 매질보다 더 유익한 매질은 하나님 말씀의 매라고 선포합니다. ‘내 말이 불같이 아니하냐? 반석을 쳐서 부스러뜨리는 방망이 같지 아니하냐?’(렘 23:29).

자녀들에게 감정을 가지고, 학대하는 수준의 매질은 부모나 자녀가 더 상처를 받습니다. 사람의 심령을 때리는 하나님 말씀의 방망이는 마음을 고쳐줍니다.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면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여’(딤후 3:16) 가장 효과적인 매가 됩니다. 오늘도 에셀 나무를 심으며…


글 : 호성기 필라 안디옥 교회 담임 목사
삽화 : 오지연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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