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학생들 이메일 보내기 운동 500여명 서명 확보
버몬트 소재 미들베리 대학에서 한국어를 정식과목으로 개설하기 위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올해 졸업을 앞둔 한인 김일한 학생을 주축으로 지난주부터 본격 전개된 e-메일 보내기 운동이 펼쳐져 현재까지 약 500여명의 서명을 확보하는 성과를 이룩했다. 미들베리 대학 학생들이 정기 발행하는 주간지 ‘더 캠퍼스(The Campus)’는 지난달 28일자로 학교 e-메일을 통해 한국어 정식과목 개설 필요성을 홍보하고 있는 김군의 스토리를 실어 주목을 끌었다.
e-메일을 통한 온라인 서명운동을 전개 중인 김군은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서명운동에는 아시안 학생만 동참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타민족 학생들도 한국어 정식개설 필요성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김군은 대학 입학 직후 한국어 과목의 부재를 발견했지만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한 것은 최근이라고 밝히며 “대학은 현실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세계화 시대에 필요한 언어를 찾아 이에 맞는 교육과정을 제공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어가 꼭 필요한 언어인 이유로는 한국 기업들의 발전으로 인한 국제 경쟁력 상승과 남북문제가 주요 정치안건으로 떠오르면서 한국어가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점 등을 꼽았다.
현대언어협회 집계 자료를 기준으로 1998년부터 2002년 사이 미 대학내 한국어 프로그램에 등록한 수강생은 16.3%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07년 가을 개설을 앞둔 히브리어 등 기타 제2외국어와 비교할 때 한국어 수강자 증가는 아직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김군에 따르면 미들베리 대학에는 한인 2세는 물론, 한인 입양아도 상당수 재학 중이다. 특히 최근 한류 열풍으로 한국 문화와 언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정식 과목으로 개설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다른 한인인 강동희양은 대학이 언어과목 개설을 9개 외국어로 제한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며 다양한 언어를 배우고 사용하는 학생클럽을 결성해 활발한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만큼 한국어를 비롯, 다양한 외국어 습득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드러내는 대목
이라 할 수 있다.
한편 미국내 한국어 교사협회(AATK)가 지난해 8월 집계한 바에 따르면 하버드, 예일 등 아이비리그와 다수의 뉴욕주립대학(SUNY) 등을 포함, 미 전국적으로 총 56개 대학이 한국어학과를 개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A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