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한인사회 차원 대형 행사 없어, 홍보 호기 놓친다 지적
대규모 행사 중국커뮤니티와 대조
설날이나 추석 같은 한민족 최대의 명절은, 미주 한인들의 정체성도 확립되고 주류사회에 한인커뮤니티를 알릴 좋은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대형 이벤트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음력설이었던 18일 한인단체들이나 기관에서 공식적으로 개최했던 대규모 설맞이 행사는 찾아 보기가 어려웠다. 설 전날인 17일에는 일부 단체들만이 여러 요양원을 방문해 위문공연을 펼치기도 했지만 그 규모는 작았다. 반면, 중국 커뮤니티의 경우 설날을 기념하기 위해 여러 기관, 단체들이 합동해 차이나타운에서 성대한 퍼레이드를 벌여 타인종 관광객들에게도 상당한 인기를 끄는 것은 물론 주류사회 언론에 보도되기도 한다.
시카고에도 판소리, 풍물, 장고춤, 부채춤 등 전통 공연을 할 수 있는 한인 공연단이 많지만 한인 단체가 주관해 이들을 한 자리에 모으고 남녀노소 한인들과 타인종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새해가 밝았다는 것을 알리며 명절 분위기를 만끽하는 자리가 없는 것이다.
한인문화교육마당집 산하 일과 놀이 풍물놀이팀의 김병석 디렉터는 “미국인 대부분이 음력 설을 차이니스 뉴이어라고 말하는데 코리안 뉴이어이기도 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한인 커뮤니티가 전통 문화를 계승하고 한민족의 뿌리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음력 설은 프레지던트 데이와 맞물려 미국에서도 역시 연휴였지만 한인 업소들이 설 대목을 톡톡히 봤다는 말을 듣기란 쉽지 않다. 나일스에서 한국 수입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한 한인은 “몇년 전부터인가 한국의 설날이나 추석이라고 해서 차례 관련 용품이나 선물 같은 것들이 특별히 많이 나가는 현상은 없어졌다”고 말했다. 차례를 지내거나 설날을 맞아 선물을 주고 받거나 세배 또는 새해 인사를 나누는 시카고 한인들이 줄어들면서 설 특수도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미주 한인사회에서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한국 고유의 명절이 갖는 의미가 큰 만큼 커뮤니티 차원에서 이를 가꾸고 보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이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