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쉐인 군의 자살이 보여준 부모의 고민
2006-12-14 (목) 12:00:00
활발한 과외 활동으로 인한 자녀의 학교 성적 하락에 부모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지난 12일 필라 교외 몽고메리카운티 스프링필드 타운 십 고교 복도에서 발생한 11학년 생 쉐인 조셉 할리간(16)군의 총기 자살 사건은 이 같은 의문점을 제기했다. 쉐인 군은 보이 스카우트 우수 단원이었으며 자원 소방대원, 연극단원, 합창단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러나 학교 성적이 떨어지자 성적표를 숨기고 다니다가 부모에게 들켰다. 쉐인 군의 아버지 존 할리간 씨는 막내아들에게 자원 소방대원을 그만 두게 하고 내년 여름 방학 때 보내주기로 약속했던 내셔널 가드 신병 훈련소 캠프 참가를 취소시켰다. 이 같은 체벌은 브루스 캐스터 주니어 몽고메리 카운티 검찰 검사장이 발표한 대로 “적절한 조치”였다.
그러나 부모의 체벌과 성적 하락에 비관한 쉐인 군은 그 날 밤 지하실에 있던 아버지의 소유의 AK-47 반자동 라이플을 분해해 가방에 넣고 이튿날 아침 등교했다. 보이 스카우트 활동으로 총을 잘 다뤘던 쉐인 군은 복도에서 벽에 총 한방을 쏴 친구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한 뒤 턱 아래에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13살 때 보이 스카우트 분대장으로 뽑혀 나이 많은 대원들을 포함한 25명을 이끌 정도로 리더십이 강하고, 친구들이 많았던 쉐인 군의 교내 자살은 그만큼 충격을 주었다. 유명한 화학 회사 Rohm & Hass에 근무하면서 정원사로 부업을 가졌던 아버지 존 할리간 씨는 “예전처럼 아침 식사를 한 뒤 학교로 갔다”면서 “방송 뉴스를 듣고 아들이 자살한 줄 알았다”고 침통해했다.
이 같이 자녀의 과외 활동 권장과 학교 성적 하락이라는 모순에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엘렌 숄레바 박사(템플 대 청소년 정신과 의사)는 “부모들은 자녀의 과외 활동에 적절한 제한을 가해야 하고 이 기준을 자주 바꾸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전국 정신 건강 학회에 따르면 15-24세 사이의 청소년 사망 원인 중 자살은 사고와 살인에 이어 3번째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모든 고민을 쉐인 조셉 할리간 군은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떠났다. 그의 명복을 빈다.
홍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