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롱스 과학고 한인학부모들이 한인학생 차별행위와 한국어반 발전기금 유용에 대한 학교측 해명을 요구하며 12일 학교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인학부모.단체 등 20여명 브롱스 과학고 앞 시위
브롱스 과학고 한국어반 증설 논란으로 빚어진 학교와 한인학부모 사이의 갈등이 12일 결국 학교 앞 시위로 표출됐다.
시위에 대한 한인학부모들의 의견이 찬반양론으로 엇갈린 가운데 이날 시위 현장에는 한인학부모를 비롯, 청년학교(사무국장 문유성), 브롱스 한인노인회(회장 로철진), 미동부 한인 스키&스노우보드 협회(회장 정기의), 양지산악회(회장 주완기), 스타이브센트 한인학부모회(회장 이영희) 및 뉴저지 팰팍 폴 리 교육위원과 언론보도를 접하고 개인적으로 참석한 한인 등 약 20여명이 동참했다.
학부모들은 ‘한국어 프로그램은 어디 있나?’ ‘한국어반 발전기금의 행방은?’ ‘원칙을 상실한 리디 교장’ ‘한인학생을 차별하는 리디 교장’ ‘브롱스 과학고의 부조리를 없애야 할 때’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한인학생에 대한 학교의 차별행위와 한국어반 발전기금 유용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학교 앞에 있던 타민족 재학생 가운데 일부도 “교장에게 불만이 쌓인 학생들이 한 둘이 아니다”며 점심시간을 이용해 시위에 동참하기도 했다. 브롱스 지역신문과 방송들도 이날 현장을
취재하며 관심을 보였다.
브롱스 과학고 교사노조 대표를 지냈던 리맨 칼리지의 멜 매스킨 역사학 교수도 현장을 방문, “자녀들이 재학 중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학부모들이 강력한 목소리로 학교에 의사전달을 한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용기 있는 행동”이라며 응원했다. ‘피켓시위를 반대하는 브롱스 과학고 한인학부모’ 이름으로 시위 반대 성명서가 언론을 통해 배포된 것과 관련, 시위 학부모들은 “시위는 학부모들의 정당한 의사표현의 한 방법이다. 시위 반대 이유를 모르겠다.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라며 불만을 토로해 갈등의 골이 깊어가고 있다.
피켓시위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던 한인학부모회 이용원 회장은 이날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학교 앞 시위는 정말 잘못된 방법이다. 시위를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이며 앞으로의 대책은 마련돼 있는지 걱정스럽다. 학부모들이 보다 책임 있게 행동했으면 한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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