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한국어반 증설 논란으로 학교와 갈등을 빚고 있는 브롱스 과학고 한인학부모들이 12·13일 양일간 계획된 피켓시위를 앞두고 찬반양론으로 의견이 갈리면서 내부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시위를 반대하는 한인학부모들은 ‘피켓시위를 반대하는 브롱스 과학고 학부모 일동’이란 이름으로 10일 각 언론사에 성명서를 배포하고 “현재 학교의 한국어반 발전기금 유용 등에 대한 뉴욕시 교육청의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피켓시위는 결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즉각적인 시위 중단을 촉구했다.
또한 “학교와 학부모 사이에 일어난 문제에 외부 한인기관이나 단체가 개입하는 것도 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될 뿐”이라며 “한인학부모들이 화합해 실추된 학교의 명예회복과 중·장기 한국어반 활성화 계획을 논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브롱스 과학고 한인학부모회는 지난 10월 정기총회 이후 양분된 상태다. 기존 한인학부모회의 이용원 회장이 사퇴하지 않는 상태에서 박준흠·김인숙씨를 공동회장으로 선출한 또 다른 한인학부모회가 공존하며 각각 시위 반대와 시위 지지 입장으로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용원 회장은 “시위는 위험한 행동이다. 자식이 지켜보는 학교 앞에서 부모가 시위를 하는 것이 얼마나 처절한가? 진정 한국어반을 위하고 장차 학교에 입학할 한인학생들을 생각한다면 이런 피켓시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성명서를 공동 작성한 9학년 학부모 K씨도 “이번 갈등의 여파를 고스란히 지고 가야하는 9·10학년 저학년 학부모들의 우려가 크다. 9월 이후 모임에 매번 참석해왔지만 이번 시위 결정에 앞서 학부모 의견을 수렴하거나 시위 결정을 알리는 안내문 한 장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번 시위 준비를 이끌고 있는 박준흠 공동회장은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반대 의견을 낸다면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지만 대다수 시위 반대 입장의 학부모들은 무조건 반대라는 식으로 논리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견 수렴 절차의 문제점 지적에 대해서는 “우편으로 180여명의 한인학부모들에게 시위 관련 안내문을 발송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한인학부모회의 내부 갈등이 심화되면서 당초 이번 시위에 적극적인 동참을 약속했던 한인단체들은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고 일부는 아예 동참 유보를 최종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시위는 한인학생에 대한 학교의 차별행위와 한국어반 발전기금 유용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12일은 학교(1PM~3:30PM) 앞에서, 13일은 뉴욕시 교육청(11AM~1PM) 앞에서 열릴 계획이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A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