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미셸 위 언니보다 제가 먼저 PGA에서 남자선수들을 제치고 우승하는 것이 제 꿈이자 목표에요.
주니어 골퍼로 최근 미 골프사회에서 주목받는 이하린(14·베이사이드 고교 9학년)양의 꿈은 운동선수다운 배짱만큼이나 당차다. 구력 30년의 주말 골퍼인 아빠를 따라 어릴 때부터 골프연습장을 드나들던 꼬마가 정식으로 골프채를 잡은 것은 불과 3년 전.
첫 두 달간의 개인지도 후 필드에 처음 나간 순간부터 천재 골프소녀 미셸 위 부럽지 않은 기량을 선보여 주위를 놀라게 하더니 출전 대회마다 잇따라 우승컵을 거머쥐면서 단숨에 주목받는 인재로 떠올랐다. 메트로폴리탄 PGA 대회에는 롱아일랜드 대표 두 명 중 한 명으로 당당히 선발돼 첫해 여덟 번 출전 중 여섯 번 우승했고 다음해에도 열 번 출전해 여덟 번이나 우승했다. 우승을 놓친 나머지 대회는 모두 2등. 전국 IJGT 대회에도 다섯 번 출전해 세 번 우승했다. 학생대회로는 전국에서 가장 큰 AJGA에서도 전체 13위를 기록했다. 이번 추수감사절 기간 동안 듀크 대학에서 열린 FCWT 대회에서는 종합 4위로 입상했다.
“그냥 골프가 재미있어요. 무대체질인지 몰라도 연습할 때보다 시합에 나갈 때면 너무 신나고 재미나요.”골프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피아노 연주와 노래를 즐겼고 특히 노래는 가수 뺨치는 실력을 자랑한다. 십대소녀답게 한국의 ‘수퍼 주니어’와 ‘빅뱅’ 등 가요그룹에 열광하고 가수
‘비’의 올해 뉴욕공연도 물론 놓치지 않았다. 학교에서는 골프팀 주장을 맡아 주중 하루 3시간씩, 주말에는 개인훈련으로 하루 6시간씩 연습을 강행하고 있어 지칠 만도 하지만 그래도 골프가 더 좋아 빠져드는 이유는 반드시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3년 연상인 미셸 위가 남자골프대회에서 우승을 따내기 전에 첫 영광의 주인공 자리를 자신이 꿰차고 싶은 것이 그 중 하나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USGA에 도전해 최연소 기록을 갱신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올해 우승자인 킴벌리 김이 자신보다 1살 많은 연장자여서 자신이 우승하게 되면 최연소 기록도 가능한 상황이라는 것. 프로골퍼의 꿈을 이루로자 대학 골프팀 최강을 자랑하는 듀크대학 진학도 또 다른 목표 중 하나다.
골프에 대한 강한 애착과 의욕은 골프 코치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 무궁한 가능성과 기량을 지닌 만큼 앞으로 미 골프계에서 언젠가 큰일을 치를 인물이라는 평도 한 몸에 받고 있다. “4세 때 미국에 이민 온 1.5세지만 영어는 물론, 한국어와 서반아어도 잘해요. 단어 암기에도 취미가 있는 만큼 나중에 큰 대회에서 우승하면 한국어, 영어, 서반아어 등 3개 국어로 꼭 소감을 밝히고 싶어요.” 꿈이 있어 행복하기에 꿈을 이루고자 노력하며 땀 흘리는 과정마저 마냥 행복하다는 하린양은 베이사이드에 거주하는 데이빗 이씨와 이희숙씨 부부의 1남1녀 중 둘째다.
<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