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종교인칼럼/ “입버릇처럼 ‘주님의 뜻’ 하지 말라”

2006-11-14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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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모목사(전 뉴욕만백성교회 담임)

“목사님 이름을 오래전부터 들어 왔습니다. 늦게 찾아뵈어서 죄송합니다.” 낯이 선 목사님이 찾아와 인사한다. “하나님께서 이곳에 교회를 세우라고 하셔서 교회를 세웠습니다. 하나님의 뜻입니다. 만나 뵙게 된 것도 주님의 뜻입니다. 할렐루야. 많은 지도 바랍니다.” “주님의 뜻,
내세우는 목사가 또 나타났군. 교회를 세우면 세우는 거지. 꼭 ‘하나님의 뜻, 주님의 뜻’을 내세워야 하는가. 사람의 뜻인지 하나님의 뜻인지 두고 보자”고 생각했다.

하나님의 뜻을 부인하자는 말은 절대 아니다. 필자 역시 목사인데 어찌 하나님의 뜻을 무시하겠는가. 사실 세상만사 어느 하나, 하나님의 뜻 아닌 것은 없다. 우주만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섭리 하에서는 무엇 하나 하나님의 뜻 아닌 것이 없다. 그러므로 너무 ‘하나님의 뜻, 주님의 뜻’을 내 세우지 말라는 말이다. 왜 이런 생각을 하는가 하면 하나님의 뜻, 주님의 뜻을 앞세우지만, 자기의 뜻, 인간의 뜻이 훤히 내다보이기 때문이다. 매사 하나님의 뜻을 강조하는 사람 처 놓고 대부분 인간적인 생각으로 일을 하는 사람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뜻인가 사람의 뜻인가는 시간이 가면 분별된다. 즉 그 사람의 진실성에 있다.


신령한 말은 다 동원하여 사람들을 홀리듯 기도를 하는데, 기도와 생활은 천지 차이다. 결국 신용관계가 무너지고 만다. 주님의 뜻을 입버릇처럼 내 세우며 곧 대형교회를 만들 것처럼 신령한 체 하던 그 목사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거룩한 걸음걸이로 다른 교역자들 보다 돋보였다. 지엄한 목청으로 천지를 뒤흔드는 기도는 곧 이적이 나타나 세상이 바뀔 것 같았다. 그러던 그가 일 년도 못 채우고 교인 몇을 남겨 두고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휴거한 것인가. 아니다. 타주에 나타났다. 전화를 받았다. “목사님을 잘 안다는 목사가 이곳에 와서 ‘하나님의 뜻’이라며 교회를 세웠습니다.” 또 거기 가서 사기 치는구나. 한심한 실력자다.

하나님은 우리 인간에게 이성을 주셨다. 인간은 사고하는 존재다. 동물과 다른 것은 생각을 한다는 점이다. 식사하고 싶으면 먹는다. 식사하는 것도 하나님께 기도로 묻고 하지 않는다. 식사하는 것도 주님의 뜻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물론 교회 세우는 것과는 다르지만 교회를 세우려면 세상 조건도 맞아야 하고, 인간이 할 수 있는 세상의 조건을 주십사고 기도를 해야 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뜻을 유난하게 내세우고 강조하여 속 들여다보이는 외식과 허세를 앞세우지 말라는 것이다.

교인을 현혹케 하는 목자는 사기꾼이다. 참 목자는 ‘하나님 뜻’을 앞세우지 않고 조용히 행동으로 겸손하고 진실하게 목회한다. 무슨 계시나 받은 것처럼 예언자인 것처럼 설교를 해도 오히려 마귀가 더 역사를 하는 법이다. 세상을 분별하며 목회를 해야 한다. 왜냐하면 1년도 다 채우지 못하고 온다 간다 말 한 마디 없이 사라진 목사를 누가 하나님의 종이라고 하겠는가 말이다. 교회 돈까지 갖고 잠적한 것도 하나님의 뜻인가. 성령께서 이 교회를 떠나라고 계시하셨다고 하나님 이름을 망령되이 할 것이 뻔하다. 이런 엉터리 교회에 나가서 장로나 빨리 되겠다고 충성을 맹세했는데 하루아침에 사라졌으니 이제 장로 쉽게 주는 데를 또 찾아야 하겠구나.

세상에 사람들에게 부끄럽다. ‘하나님의 뜻’은 함부로 운운하지 말라는 이유가 있다. 십계명의 제 3계명 때문이다. “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나 여호와가 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자를 죄 없다 하지 아니하리라”(출20:7). 자고로 하나님 이름을 빙자하여 자기의 목적을 수행하려는 사람이 얼마나 많았으면 하나님께서 계명으로 금지하셨는가 말이다. 하나님 이름을 팔아 장사하고 사업을 하고 목회를 해서는 안 된다. 십계명은 이것을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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