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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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유학생 한국학교 적응못해

2006-11-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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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청소년 상담원 조사, 과중한 공부 등 어려움

미국에서 홀로 조기유학을 하다 한국으로 돌아간 청소년들이 학교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한국 학교생활이 고되고 팍팍하기 때문에 싫증을 느끼며 자신감을 잃고 있다는 것.한국청소년상담원이 최근 실시한 ‘귀국 청소년 국내 적응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귀국 청소년은 친구나 교사와의 관계에서는 잘 적응하는 편이지만, 학교생활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해마다 외국 유학생활을 접고 귀국하는 1만 명 이상의 청소년 가운데 상당수가 새벽 2~3시까지 학교와 학원을 전전하며 공부하는 분위기부터 시작해 역문화로 오는 충격, 학교 부적응, 귀국 후 진로 고민, 귀국 부적응으로 재 유학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귀국 후 학교생활 중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무엇이냐는 설문에 초등학생과 중학생 모두 학교 공부가 가장 어렵다고 답했다. 초등학생은 평가가 자주 있어 부담스럽다(38.2%), 학원으로 인해 여유가 없다(28.7%)는 애로를 털어놓았다. 중학생 역시 평가가 자주 있어 부담스럽다
(45.3%), 공부할 과목이 너무 많다(45.3%), 학원으로 인해 여유가 없어 적응하기 어렵다(31.3%)고 토로했다.

친구관계는 비교적 원만하지만 친구들의 거친 말과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어 하며 “한국에서는 친구들이 여러 집단으로 나뉘어 있어 어디든 속해야 하고, 친구들끼리 자주 때리고 욕하다가도 아무렇지도 않게 친해지는 문화가 낯설었다”고 털어놓는 학생도 있었다.

교사와의 관계에서도 ‘한국 교사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지시적’이라고 느끼며 또 거친 말과 매를 사용하는 것이나 친절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가진 학생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획일화되고 수직적인 교육환경으로 인해 귀국 학생들은 해외 생활 경험을 소위 ‘티’내지 않으려 노력하며, 주어진 환경에 맞추어 자기주장을 죽이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청소년상담소는 세계화, 국제화로 해외 유학생 수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이 귀국 할 때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결론지었다. <김재현 기자> 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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