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째라ㆍ막무가내 천태만상
2006-11-02 (목) 12:00:00
총영사관 민원백태, 연줄강조 협박형도
세금 받아서 뭐에 쓰냐, 총영사관이 다 책임져라.
시카고 총영사관을 찾는 일부 민원인들의 ‘배째라’식 요구가 보기에 민망할 정도다. 총영사관에는 무작정 찾아와 돈을 빌려달라거나 조기유학 보낸 자녀를 총영사관이 책임지고 집에 돌려보내라는 등 막무가내 민원이 자주 접수되고 있다.
영사관의 책임 범위 이상의 것을 요구하는 근거로 이들이 항상 내세우는 말은 내가 낸 세금으로 월급 받지 않느냐는 것. 재외공관의 존재 이유를 오직 자기 개인의 신변보호로만 생각하는 민원인들의 행태에 영사관 직원들은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총영사관의 한 직원은 최근의 난감했던 사례로 ‘어머니에 의한 빈털털이 딸 사건’를 꼽았다. 그는 얼마 전엔 아줌마 한 분이 대학교 1학년짜리 딸을 며느리 집에 버리고 한국으로 돌아간 경우가 있었다. 가족문제였겠지만 딸이 엄마한테 여권이랑 돈을 다 뺏긴 상태였는데 문제는 이 여대생이 가족끼리 해결하지는 않고 무작정 영사관이 책임지고 자기를 한국으로 보내달라고 떼를 썼다는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자신의 신분을 이용한 ‘잘난체’형도 꼴불견은 마찬가지. 특히 대학교수나 일부 성직자들이 지위를 감투로 여기고 민원실 직원들을 애먹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원실측에서는 마치 아랫사람 부리듯 반말을 하면서 근거 없는 권력을 휘두르려 한다며 교회 내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영사관에서는 다른 민원인들과 똑같이 대우를 받고 순서를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영사관 직원들은 가장 곤혹스러운 추태로 ‘연줄 강조’를 꼽았다. 민원처리를 신속히 해달라면서 정치인, 외교통상부 고위 관리 등을 들먹인다는 것. 여권 발급에 필요한 서류도 없이 이들 민원인들은 외교통상부 XX가 후배고 OO가 선배인데 오늘 당장 만들라고 강요한다. 그래도 안되면 실제로 고위직 지인들을 통해 총영사관에 불만을 전달, 민원실 직원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이와관련, 시카고 총영사관의 안혜정 영사는 그런 청탁을 모두 들어주면 절차대로 순서를 기다리는 다른 분들은 어떡하느냐며 실제로 압력이 들어온다 해도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봉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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