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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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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안전사고 빈번..학교와 효율적 접촉 이뤄져야

요즘 자녀를 학교에 보내기가 무섭다는 한인 학부모들이 부쩍 많아졌다.
한동안 전국적으로 교내 총기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학생과 학부모를 공포로 몰아넣더니 최근 들어 뉴욕 일원에서도 교내 안전사고가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학교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이수업을 하던 유치원생 김모(5세)군은 구름다리를 타다 미끄러지면서 턱이 찢기는 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현장을 지키던 담당교사가 급히 부모에게 연락하고 직접 병원으로 옮겨 꿰매는 등 신속히 조치했지만 남은 흉터는 김군이 평생 사고 기억을 안고 살아가야 할 만큼 컸다.
또 다른 학교에 재학하는 유치원생 서모(5세)군은 김군과는 사정이 다르다. 친구들과 장난을 하다 어깨가 탈골됐지만 담당교사는 부모의 허락 없이는 아무런 조치도 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서군을 몇 시간 동안이나 극도의 고통 속에 방치했다. 뒤늦게 부모가 연락을 받고 도착한 뒤에야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긴 했지만 교사는 병원까지 동행은커녕 사과의 말 한 마디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 25일에도 퀸즈 릿지우드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점심시간을 끝마치고 학교 식당을 나서던 학생들이 학교 계단에서 집단으로 넘어져 20여명이 부상을 당하고 2명이 중상을 입어 인근 엘름허스트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주에는 플러싱 PS 32 초등학교에서 하교하던 1학년생 한인 장모(6)군이 손가락이 걸린 채 닫혀 버린 학교 철문에 중지 첫 마디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교사의 부주의와 학교의 무성의한 태도를 문제 삼아 장군의 부모는 법적 조치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부모나 보호자의 연락처에 변동사항이 있다면 학교에 즉시 새로 바뀐 전화번호를 알려줘야 한다”며 “응급시 학교가 부모의 허락 없이 응급조치를 취해도 되는지 여부에 관한 세부 사항도 학교에 미리 알려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신체접촉을 동반하는 지나친 장난은 삼가도록 부모들이 자녀에게 세심히 당부하는 일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학교는 학부모회를 주축으로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놀이터와 교내 각종 장비 및 기구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함께 응급 상황 발생시 학교와 지역 경찰서, 소방서, 병원 등과 효율적인 연락체계가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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