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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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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경쟁업체로의 이탈방지계약서 작성 가능한가

<문> 제가 컴퓨터에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고용했던 직원들이 제가 훈련시켜서 쓸만 하면 월급 좀 더준다고 경쟁업자한테로 나가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채용할 때 아예 경쟁업자한테 갈 수 없다는 계약서를 작성하게 하면 어떨까요?

적절한 반경쟁계약서 작성 가능
노동법 전문 변호사 조언 필수


<답> 테크놀로지가 너무 빨리 발전하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노동법도 따라가기가 아주 바쁜 세상이다. 지금 생각 중이신 계약서를 법조계에서는 반경쟁계약(Noncompete Agreement)이라고 한다. 컴퓨터, 제약업, 디자인 같은 하이테크 업종이나, 경쟁이 심한 유통업에서 종업원을 채용할 때 직원이 잠깐 일하면서 노하우를 배우자마자 경쟁업계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계약서에 미리 서명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가주에서는 그 동안 판례상으로는 반경쟁계약을 쓸 수는 있지만, 종업원이 직장을 나가고 나서 생계를 유지하는 데 너무 제약이 크지 않아야 했다. 예를 들어, 직장을 사임하고 나서 3년 동안은 경쟁업자회사에 취직을 할 수 없다거나 같은 도시에서 같은 업종에 종사할 수 없다는 계약은 생계를 위주 하는 데 너무 큰 제약을 한다고 불법이라고 하는 추세였다. 한지만 직장을 그만 둔 지 1년 동안 15마일 반경 안에서 같은 업종을 열 수 없다는 정도로 제약이 아주 협소한 경우는 반경쟁계약이 최근까지 합법으로 간주되는 경향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가주 고등법원에서 반경쟁계약은 고용인의 트레이드 비밀을 보호해야할 경우나, 동업하던 사람들이 합의하에 동업을 파기하면서 거래선을 나누기로 할 경우가 아닌 한 불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물론 트레이드 비밀은 도대체 뭘 말하느냐고 하기 시작하면 얘기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
팜 파이럿이나 블랙베리처럼 대량의 회사 정보를 손에 쥐고 다닐 수 없던 시절에는 문제가 좀 간단했다. 회사 컴퓨터 속에 있는 정보는 회사 재산, 즉 트레이드 비밀로 간주되었고, 직원 머리 속에 있는 정보(예를 들어 손님의 취향, 기억하고 있는 전화번호)는 트레이드 비밀이 아니라고 간주되었다. 좀더 예를 들자면, 안경 가계에서 일하던 종업원이 자기 안경가계를 차리면서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던 손님한테 직접 전화해서 내가 새 안경가게를 차렸다고 통보만 하는 경우는 트레이드 비밀을 훔쳐간 것으로 간주되지 않았다. 미국은 자유 경쟁을 추진하는 자본주의 사회이므로 실력 있고 독립 정신이 있는 사람은 나가서 자유스럽게 개인 비즈니스를 추구하라는 철학이다.
하지만 손님들의 주소, 전화, 좋아하는 브랜드, 최근에 눈 검사한 결과 등의 데이터를 회사 컴퓨터에서 다운로드 해서 들고 나가는 경우는 트레이드 비밀을 훔쳐나가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런 경우 정보를 빼간 직원뿐만이 아니라 그 직원을 채용한 경쟁업자까지도 함께 고소 당해 거대한 손해배상을 물 수가 있는 경우다. 트레이드 비밀을 빼앗긴 고용인은 재판에 가서 회사 컴퓨터에서 그 직원이 언제 어떻게 데이터를 빼 나갔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으므로, 회사 프린터나 CD에 대량의 정보가 다운로드 되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하지만 요즘처럼 셀폰이나 블랙베리에 대량의 회사 정보가 저장될 수 있을 경우, 어는 정보가 회사 재산이고, 어는 정보가 개인 종업원의 머리 속에 들어있는 정보인지 분쟁이 자주 일어난다고 본다. 법도 테크놀로지를 따라 자꾸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케이스들이 올라 올 때는 상급 법원에서는 고용인들의 재산권 보호와 직원들의 생업을 유지할 권한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한다.
반경쟁계약서를 쓸 때는 반드시 노동법을 아는 변호사와 상의 해야한다. 유효하지 않은 반경쟁계약서를 믿고 있으시다간 직원도 빼앗기고 노하우도 잃는 손해가 클 수 있기 때문이다.

Valensi, Rose, Magaram, Morris & Murphy (310) 277-8011
린다 정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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