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롱스 과학고 한국어반이 학급 증설을 둘러싸고 학교와 학생, 학부모들 사이에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한인 재학생과 학부모들은 이번 가을학기부터 학급 증설 계획을 수차례 밝혀왔던 학교가 당초 약속과 달리 올 가을학기에도 중·고급과정을 통합한 한 개 학급만을 개설하자 이에 항의하고 있다. 학교측은 8일 한국어반 담당 최경미 지도교사에게 학급 증설 불가 방침을 서면으로 최종 통보
했다. 이에 한국어반 수강생과 학부모들은 오는 11일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학교 정문 앞에서 학급 증설 요구 피켓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최경미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항의 피켓 시위는 한국어 수강을 원하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한국어반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해주고 학급 증설 여건을 갖춘 만큼 선택이 아닌 필수과목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하는 한인들의 정당한 목소리를 내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는 올 가을 최소 두 개 학급 증설은 물론, 한국어 수강신청자만 충분히 확보되면 초급반까지 추가 증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올 초 한인학생과 학부모들이 한국어 수강신청에 적극 참여해 90여명에 가까운 신청자를 확보했건만 학교는 약속을 깨고 한 학급 운영만 고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학교는 지난 2월 한국어진흥재단 문애리 이사장이 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학급 증설은 물론, 9학년 신입생들의 초급반 개설 계획을 언급한 바 있다.<본보 2월2일자 A2면 등>
최 교사가 개학 직전 전달받은 올 가을 한국어반 수강신청자 명단은 총 39명. 올 초 확보됐던 수강신청자 수는 물론, 방학 직전 최종 전달받은 69명에도 크게 못 미친다. 그나마 학급당 34명을 초과할 수 없다는 기준 때문에 학교는 오히려 수강자를 줄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은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한국어반을 신청했는데 시간표를 받아보니 한국어반이 누락됐다”, “카운슬러가 강압에 가까운 회유로 한국어 수강을 말렸다”, “한국어반 수강자격에 전혀 문제가 없는데도 한국어반 대신 신청하지도 않는 엉뚱한 과목이 시간표에 적혀 있었다”면서 한국어반 증설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할 만큼 학교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브롱스 과학고는 스타이브센트 고교에 이어 뉴욕시 공립학교로는 두 번째로 한국어반을 정식 제2외국어 과목으로 개설했으며 그간 한인기업인 ‘제이윈’을 비롯한 각계 한인들의 재정후원과 관심으로 올해 운영 4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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