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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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스타이브센트고 11학년 폴라 부 양

2006-09-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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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에게 도움을 주고 존경을 받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폴라 부(한국명 부승연 스타이브센트고 11학년)양은 많은 한인 1.5세, 2세들처럼 공부 잘하고 품행이 곧바른 학생 중 하나다. 중학교(MS67)때는 영재 프로그램인 마그넷 클래스를 거쳤고 부모의 바램대로 착실히 의사의 꿈을 키워가는 중이다.이처럼 모범생 이미지가 강한 폴라는 지난 여름 광야 프로그램을 통해 타인에게 봉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과정은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것처럼 신선한 충격이었다.
교도소의 재소자를 만나고, 양로원의 외로운 할아버지, 할머니와 대화하면서, 또 어려운 사람을 위해 주택을 지어주는 해비타트(habitat) 운동에 직접 참여하면서 ‘봉사의 기쁨과 보람’을 새삼 느끼게 됐다.

친구와 부모의 권유에 의해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폴라는 “뉴왁의 주택 건설 현장에서 직접 풀을 뽑는 육체적인 노동을 한 것은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색다른 것이었다”며 “부모님을 포함한 주위사람들에게 감사하게 됐다”고 말한다.또 재소자 중 마약 딜러를 하다 갱단원을 살해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또다른 세계를 접한 것도 그녀에게 하나의 충격으로 다가왔다.꼼꼼하고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폴라는 단순히 의사가 되고 싶다는 인생의 목표를 약간 바꿨다. 남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로인해 존경을 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간디처럼 다른 사람들이 따르고, 그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아버지 부용운씨가 항상 강조해온 ‘남자가 아니라도 나라에 이바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것과 일치한다.폴라는 언뜻 겉으로 보이는 이지적이고 차가운 인상과 달리 실제로는 활달하고 우스개소리도 잘한다. 배우 송승헌, 가수 이수영, 팀 등 한국 연예인을 좋아하고, 친구와 수다 떨기를 즐기는 밝은 소녀다.친구들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싸운 적이 없다. 서로 의견이 다를 때는 친구의 의견을 그냥 받아주는 넓은 아량을 가졌다.
5살때부터 7년 정도 배웠던 태권도는 1단이며 배구와 탁구, 스쿼시 등 스포츠도 수준급이다.

폴라는 브라운대나 펜실베니아주립대에 진학해 심장 전문의를 하고 싶어한다. 만일 의사가 되는 꿈이 없었다면 엔지니어를 지원했을 것이라고 웃는다. 전자 제품을 뜯어보고 만드는 일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실시한 과학 올림피아드에서는 캐논 볼을 직접 만들어봤다.음식 만드는 일에도 관심이 많아 대학 진학 후 요리를 배우고, 일본어와 기타 연주 등도 꼭 하겠다는 욕심이다.그녀는 아는 것이 많고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면 더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속이 꽉 차있다. 요식업소를 운영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부수남씨 사이의 2녀 중 장녀다.

<김주찬 기자> jc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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