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뇌파치료와 월드컵
2006-08-07 (월) 12:00:00
AC Milan 소속의 이탈리아 월드컵 대표선수들이 대회 개막 전 수개월 동안 뇌파(EEG)훈련을 쌓은 것으로 최근의 언론보도에서 밝혀지고 있다. 이탈리아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한 피를로, 가투소, 그리고 지라디노 등이 뇌파훈련을 받았다고 7월29일자 월스트릿 저널에 Russell Adams 기자는 보고하고 있는데, AC Milan의 스포츠 과학자 Bruno Michelis의 감독아래서 이들이 팀의 ‘Mind Room’이라는 과학실험실에서 대회 개막 전 몇 개월 동안 뇌파 제어 및 심박변이도(심장박동수의 심호흡 동반변화) 훈련을 거듭했다고 한다. 슈팅과 같은 결정적 순간에 발생하는 순간적인 당혹감과 경직성 긴장상태 대신에 집중력을 극대화하는 침착, 평온한 심리상태를 체험하도록 하여서 이러한 심리상태를 대뇌 신경조직 속에 각인시키는 뇌파 바이오피드백(biofeedback)이었다. 연습 때는 단 한번도 실축한 적이 없는 페널티킥을 실축하거나 넓은 골대와는 상관없는 허공으로 슛을 하는 것은 기술과 체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그 순간의 심리상태가 좌우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수들이 당혹감을 느끼는 여러 상황을 각 선수별로 파악하여서 이러한 순간의 심리상태를 재현시킨 다음 평온한 심리상태로 전환하는 심리치료와 뇌파치료를 체계적으로 한 것으로 기사는 밝히고 있다.
UCLA의 Berry Sterman 교수가 1970년대 NASA 우주비행사들의 뇌기능 강화훈련을 목적으로 시작한 뇌파치료는 최근까지는 ADHD와 같은 주의산만 및 과잉행동 아동들의 뇌파치료, 간질환자, 그리고 뇌손상 환자의 뇌기능 회복치료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서 긴장을 야기하는 상황에서 평온한 심리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일상사의 업무처리, 운동 및 학습 분야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되어질 수 있음이 드러나면서 오늘날은 ‘Peak Performance’ 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그 활용도가 차츰 확산되어 가고 있다. 중요한 시험을 치르는 학생에게나 결정적인 퍼팅을 시도하는 골프선수에게나 유용한 기능이다. 타이거 우즈의 아버지가 타이거의 집중력 훈련을 위해 연습 중 가까이서 호주머니 속의 동전을 짤랑 짤랑 거리고 골프공을 함부로 굴려서 주의를 산만하게 한 훈련이나, 박세리 선수를 아버지가 밤중에 공동묘지로 데리고 간 것도 이런 심리상태로 몰입하는 훈련이라고 Adams 기자는 주장한다. 뇌파치료는 이러한 훈련의 과학적 방법이라고 하겠다.
필자에게는 매주 여러 명의 ADHD 학생들이 와서 뇌파치료와 심박변이도와 같은 바이오피드백 치료를 받고 가는데 주목적은 주의산만, 충동성, 과잉행동을 줄이고 지속적인 사고행위를 요하는 과제물에 장시간 집중할 줄 아는 학습 및 정서능력의 향상에 있다. 그런데 가끔 뇌파치료가 아이들의 모든 문제를 일순간에 해결해 주리라 잘못 알고 찾아오는 부모들이 있다. 치료에 대한 긍정적, 희망적 태도는 권장할 일이다. 그러나 필자는 뇌파치료가 만병통치 치료법이 아니라는 사실을 먼저 강조하게 된다. 당장 눈에 띄는 개선이 나타나지 않을 때 부모들은 아이들보다 더 조바심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학교 선생님들은 학생에게 Ritalin, Concerta와 같은 신경각성제 약을 처방하여 교실에서 수업을 방해하는 문제행동을 당장 해결하기를 은연중에 내비친다. 행동변화를 하루아침에 일으키는 치료법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대뇌신경조직상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낼 때 행동변화는 나타나는데 이러한 작업은 학생, 부모, 선생님, 그리고 치료사 모두가 함께 동참해야 하며 인내심을 오랫동안 시험하는 치료프로그램으로만 가능하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이 아이들의 문제행동은 뇌파치료, 약물치료로 순식간에 개선되어지지 않는다. 마을 전체가 들어 아이 하나 키운다는 미국인들의 말처럼 어른들 모두의 인내와 땀이 오늘의 교육현장에서 절실히 요구되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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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손
<심리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