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테니스의 메카 USTA(미국 테니스협회)의 구장에 서보고 싶어 한다. 그 USTA 구장이 플러싱 메도우 코로나 팍 안에 있다. 테니스의 역사가 바로 퀸즈에서 계속 써지고 있는 것이다.
제1회 한국일보배 뉴욕한인테니스대회가 US OPEN 테니스 대회를 앞두고 이 영광의 자리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500여명의 선수 가운데 단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주인공은 15세의 위제훈군이었다.사요셋 하이스쿨 10학년으로 키 6피트, 몸무게 145 파운드의 호리호리한 체격이지만 제훈이의 파워와 기술은 기성 선수들에 못지않을 만큼 뛰어났다.9살 나던 여름 방학, 집에서 뒹굴뒹굴 하게만 내버려 둘 수 없어 제훈이의 부모가 테니스 학교에 보냈다. 초보반에 들어간 제훈이는 나름대로 재미를 느꼈는지 초보자끼리 가진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이 우승컵이 경쟁심과 승부욕을 불러일으키는 촉매제가 됐다.
나름대로 연습도 알차게 해 자신이 생겨 2000년 USTA토너먼트에 공식 첫 출전했다. 그러나 12살 부분에서 참가한 10명 중 꼴등했다.대회가 끝나고 한 시간을 울었다. 자존심이 상했고, 나름대로 준비해 기대가 컸기에 실망도 엄청난 탓이었다. 연습만이 살길인 것을 실감하고 하루 2~3시간씩 꾸준히 연습을 하며 달랬다. 그 후 놀랄만한 일들이 벌어졌다. 크고 작은 대회에 참가만 하면 우승 준우승을 휩쓸어 이내 방안을 트로피와 상장으로 가득 채웠다.2004년 트라이 스테이트 14~15세 그룹의 내로라하는 청소년 250명이 참가한 동부지역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동부지역 챔피언십은 랭킹이 낮은 선수는 예선을 거치고 상위 랭커는 바로 본선에 출전한다. 제훈이는 이미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USTA 동부지역 14세 그룹(13~14)에서 4위에 랭크되어 있었다. 2005년에는 동부지역 챔피언십에서 가장 점수가 높은, 다시 말해 승률이 가장 높은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도 받았다.
항상 든든한 파트너가 있어 좋다고 한다. 형 지훈(16)이도 테니스 대회에서 우승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 더없이 좋은 훈련 상대가 되고 있다.
제1회 한국일보배 뉴욕한인테니스대회를 마치고 현재 USTA 클레이 내셔널 챔피언 십에 참가하고 있다. 전국에서 196명만 참가, 자웅을 가리는 대회로 대학진학, 전국 랭킹 등을 올릴 수 있는 중요 대회다.
현재 USTA 동부지역 16세 그룹(15~16) 랭킹 13위며 전국 랭킹은 208위다.
“테니스를 배우면서 자신을 컨트롤을 많이 할 수 있어 좋고, 관중들이 지켜보는 중압감이 있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자제, 인내를 통해 스트록을 하면서 참을성도 많이 길렀다“고 예찬론을 펼쳤다.
테니스 말고도 바이얼린 연주가 수준급이며, 수학경시대회를 학교대표로 4년 동안 참가할 정도로 만능이다. 장래희망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공대를 진학해 훌륭한 엔지니어가 되는 것. “엔지니어를 꿈꾸는데 왜 테니스를 열심히 하냐고 사람들이 묻지만 테니스든 골프든 어떤 운
동에 빠져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저 행복할 따름”이라고 제법 어른스러운 말을 한다. 위만영(47), 위남희(46)씨 3형제 중 차남. <김재현 기자>